이낙연 "이번 주 후반 용서 구할 생각"…신당 창당 속도
원칙과 상식도 최후통첩 일정 조율…신당 합류엔 소극적
현역 없는 나 홀로 탈당에 빅텐트와 배신자 프레임 기로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비명계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위한 탈당을 예고한 것에 이어 비명계도 최후통첩 일정 조율에 들어가 민주당에 분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단, 현재까지 이 전 대표의 신당에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들이 없어 제3지대와의 ‘빅텐트’ 성공 유무에 따라 이낙연 신당이 가질 파괴력도 결정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7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번 주 후반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며 민주당과 결별을 암시했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1일 탈당을 예고하고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모습.(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 국회에서 탈당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진다. 최성 전 고양시장,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등이 이낙연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히며 탈당한 만큼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민주당의 혁신을 추구하는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이 대표 피습 후 일시 보류했던 최후통첩 일자를 다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탈당의 구체적 시기에 대해 “저희도 경선에 참가하려면 언제까지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다”면서 “이 대표의 회복 정도와 민심이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대한 판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저희가 결단을 내릴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후통첩 기자회견) 내용은 경선 참가, 불출마, 탈당, 신당으로 가겠다는 네 가지 선택지이고 기자회견 직전에 마지막으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며 “만약 저희가 탈당한다면 많은 신당 창당 추진 세력을 묶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침묵했던 비명계가 활동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즉각적인 파급력은 낮을 것으로 여겨진다. 대표적 비명계로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등 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기보다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낙연 신당이 파괴력을 가지기 위해선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연대가 필수로 분석된다. 특히 이른바 낙준연대가 실패할 경우 이낙연 신당은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낙준연대가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지만, 두 사람의 가치와 지향점이 달라 빅텐트가 실현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이낙연 신당은 현재 고립무원 상태”라면서 “이를 탈출하기 위해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과) 해법을 찾아야 될 상황”이라며 빅텐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전 대표는 호남에서 지지를 받고 있고, 이 정강정책위원장은 MZ세대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 전 대표는 배신자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수도권에 후보를 내지 않고 호남에만 후보를 내려고 할 것인데 이는 이 정강정책위원장과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에 후보를 내느냐 마느냐로 딜레마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두 사람이) 합당을 하거나 같이 제3당을 할 경우에는 더 큰 문제"라며 "한 당의 지도자가 2명이 되는 상황이고 총선의 실리적 측면에서도 교집합이 매우 낮다"며 빅텐트를 성공할 경우 이낙연 신당의 파괴력이 확보되지만, 빅텐트 성공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신당의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