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남북 간 적대행위 중지구역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발표
김여정 “포탄 아닌 폭약, 개망신”…군, “수준 낮은 심리전” 일침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 5~7일 서북도서 일대에서 포사격을 사흘째 이어가면서 9.19 남북군사합의에 규정된 해상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중지 규정을 위반했다. 그러면서 김여정 담화로 “포탄 대신 폭약을 터트렸다”며 우리측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심리전을 펼쳤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7일 전날 도발에 대해 “대한민국 군부깡패에게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작전을 진행했다”며 “우리군대는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8일 군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6일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 포탄 60여발을 사격했다. 당시 폭약을 먼저 터트리고 포사격을 했으며, 포사격이 끝난 뒤에도 다시 한 번 폭약을 터트렸다. 북한이 터트린 폭약은 모두 10여회라고 한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해상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중지’ 조항을 어기면서 자신들의 도발을 왜곡해 주장하는 기만행위까지 벌인 것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우리측에 “오판, 억측, 억지, 오기는 만회할 수 없는 화난을 자초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7일 ‘우리군의 입장’을 내고 “김여정 담화문은 우리군의 탐지 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합참은 이어 “우리군 정보당국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 김여정 담화는 코미디 같은 저급한 선동으로 대군 신뢰를 훼손하고 남남갈등을 일으키려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 북한군이 사용 중인 122㎜ 방사로켓포의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접적해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군사활동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 군은 총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만반의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5~7일 3일동안 백령도 북쪽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쪽 등산곶 일대에서 해안포 위주로 매일 각각 200여발, 60여발, 90여발의 포탄을 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군은 5일 K1E1 전차와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400여발을 발사하는 대응사격을 했다. 하지만 6일과 7일엔 대응하지 않았다.

앞서 우리정부의 9.19 합의 조항 중 1조 3장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 조치에 대응해 북한은 즉각 9.19 합의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으며, 이번에 해상완충구역에서 잇따라 포사격을 벌였다. 이에 대해 우리군은 8일 남북 간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8일 정례브리핑에선 남북 간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군도 이 구역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3000여회 위반했다. 또 서해상에서 3일 연속 포병사격을 실시했다”며 “이에 따라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군은 적의 행위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우리군 자체 계획에 따라서 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여정 담화에 대해 “민심 이반을 방지하고 대내 결속을 위한 것으로 보이고, 또한 심리전 등을 통해서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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