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제3지대 신당'을 추진하는 이준석·이낙연·금태섭·양향자 4인방이 9일 '한국의희망'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나란히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양향자 대표는 연대를 이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총선을 90일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 구축이 가속화 될지 관심이 쏠린다. 

양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저서 '퍼스트 무버 한국의 희망'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참석했다.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창당을 마친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저희가 언젠가는 과학 기술에 대한 저희의 입장도 밝힐 날이 있을 것"이라며 "(과학 기술 정책과 관련해) 양향자 의원의 모든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의희망'과의 연대를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위원장은 출판기념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한국의희망의 공약과 정책 면에서 검토를 많이 했다"라며 "다소간에 이견 있을지 모르나 대체적으로 지향점에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을 몇 주 전부터 하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파악하기로는 저희 개혁신당 방향성에 맞춰서 한국의희망도 일부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다른 세력과의 사이에 한강 정도의 차이가 놓여있다면 한국의희망과는 청계천 정도가 놓여있다"라고 했다. 

양 대표 또한 출판기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전 대표와 공통점이 참 많았다"라며 "대한민국에 필요한 아젠다는 아까 말한 것처럼 과학기술과 첨단 산업인데 그 부분을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반면 '이준석-이낙연 연대'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오는 11일 창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내 비주류 모임  세력인 '원칙과 상식'과의 연대에 우선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원칙과 상식이 신당 합류 의사를 밝혔느냐'는 질문에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양향자·금태섭·이준석과 다 만났는데 이들과 협력할 생각이냐'는 물음엔 "협력 방식이 무엇이냐 하는 건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협력을 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준석 위원장 또한 '이낙연 신당'과 연대 가능성을 묻는 말에 과거 영남 중심의 '바른정당'과 호남 중심의 '국민의당'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던 바른미래당의 실패를 언급하며 "논의가 성급하다는 측면은 인식하고 있다. 결코 바른미래당의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라고 거리를 뒀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우리가 다 모였다"라며 "새로운 정치 구도를 만드는 데 양 대표의 도전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대표와는 제가 민주당 대표 시절 같이 일해본 적이 있다. 당시 양 대표는 엄격한 최고위원이었다"라고 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조언했지만, 실질적으로 움직인 건 양 대표였다"며 "양 대표야말로 허업(虛業) 아닌 내용이 있는 정치를 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단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분노의 정치가 정치권을 휩쓸고 있다"라며 "이제 K-정치를 시작할 때가 됐다. 분노를 넘어 대화, 통합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이 자리에 모인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 양 대표와 함께 서로 돕고 경쟁하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