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산 수출 130억달러…수출 다변화 성과
올해도 폴란드 포함 세계 각국서 수주 기대
K-방산, 미래 성장동력 확보 나서…글로벌 4강 목표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대표하는 동물 용은 12간지 중에서 유일하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생물이다. 올해 한국 경제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상징으로 다가온다. 2024년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는 승천의 기쁨을 누릴 수도 있지만, 나쁜 선택을 할 경우 연초의 모든 희망은 한낱 가상의 꿈으로 흩어져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를 조망해 보면 상‧하반기에 각각 거대한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4월의 한국 총선과 11월의 미국 대선이다. 두 가지 정치 이벤트는 올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확실한 불확실성(certain uncertainty)’이다. 어느 쪽으로 진행될지 아직은 감조차 잡을 수 없지만,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선거 전까지 매복돼 있던 문제들이 개표 결과와 함께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올 한 해의 경제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1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쟁, 선거, 경제 경착륙 등 위험 요인이 많아 예상치 못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은 금융·건설·산업 등 분야별로 한국경제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글로벌 방산시장 내에서 국내 방산업계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방산 선진국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력이 올라가면서 K-방산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에도 세계 각국에서 수출 계약을 따내면서 글로벌 방산강국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올해도 국내 방산업계는 수출 확대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 역시 방산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방산업체들과 힘을 합쳐 올해 200억 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산업계에서 방산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면서 방산업체들도 연구개발을 통한 미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 KAI가 폴란드에 납품한 FA-50GF./사진=KAI 제공


◇지난해 목표 달성 실패에도 일부 성과 

지난 2022년 국내 방산업계는 수출 수주 실적 173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72억 달러였던 방산 수출 수주 실적이 1년 만에 100억 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폴란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전투기를 수출하기로 하면서 수주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2022년 폴란드와의 방산 수출 계약 규모는 124억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실적 증가에 자신감을 얻은 정부에서는 지난해 방산 수출 수주 실적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하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수주 실적은 130억 달러다. 전년 대비 43억 달러(-24.9%)가 줄어든 수치다. 

수출 수주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성과는 있었다. 먼저 방산 수출 대상국이 크게 늘어났다. 2022년에는 방산 수출 대상국이 4개국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2개국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수출지역 다변화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폴란드 수출 수주가 전체 수출 수주 실적의 72%로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폴란드 비중이 32%로 줄었다. 

무기체계 역시 2022년 6개 품목에서 지난해에는 12개 품목으로 증가했다. 수출 무기체계가 다양화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업계가 기술력을 끌어올리면서 방산 선진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며 “방산 선진국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빠른 납기라는 장점을 통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수출 수주액은 목표치보다 낮았지만 수출 지역 다변화와 무기체계 다양화라는 성과를 올려 앞으로의 수주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올해도 수출 잭팟 기대감 솔솔

국내 방산업계는 올해도 방산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칠 예정으로 세계 각국에서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폴란드와 계약 당시 K9 자주포 672문·다연장로켓 천무 288대·K2 전차 1000대·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차 계약과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을 진행했지만 K9 자주포 308문, 천무 70대, K2 전차 820대가 계약을 하지 못하고 남아있는 상태다.

지난해 방산 수출 수주 200억 달러 목표 달성 실패도 폴란드와의 2차 계약 지연이 원인으로 꼽혔다. 폴란드가 대규모 지원을 원하면서 협상에서 온도차가 발생한 탓인데 올해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대케이트론을 통한 대출과 폴란드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서도 올해 상반기까지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외에도 국내 방산업계는 다양한 지역에서 수출을 노리고 있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통해 루마니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독일 ‘PzH2000’와 튀르키예 ‘T-155 프르트나’ 자주포와 입찰적격후보로 선정되면서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로템 역시 루마니아에서 K-2 전차 수출에 나서고 있다. 현대로템은 미국 에이브럼스(Abrams) M1A2, 독일 레오파르트(Leopard) 2A8과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이집트와 FA-50 36대를 수출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계약 규모는 최대 3조 원으로, 향후 추가 계약을 통해 물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중동에서도 수리온 경공격 헬기 수출에 나서고 있는데 UAE(아랍에미리트)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대공 요격미사일 ‘천궁-II’를 수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 내 정세 불안으로 인해 방공망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지난달 정부가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하면서 방산 수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도 올해 K-방산 수출 수주를 200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폴란드와의 2차 계약과 다른 지역에서도 수주에 성공한다면 올해는 200억 달러 수주도 가능할 전망이다. 

   
▲ 한국형 차세대 전차 ‘K3’ 전차 컨셉트.사진=현대로템 제공


◇미래 경쟁력 확보도 한창…글로벌 4대 강국 목표

국내 방산업계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업체로 도약했다. 지난해 기존에 영위하던 항공우주·지상방산에 이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편입하면서 육·해·공 방산체제를 완성했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기술력을 높여 글로벌 함정 시장에서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LIG넥스원은 로봇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미국 로봇 전문 기업 고스트로보틱스(GRC) 지분 60%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기존 LIG넥스원의 첨단 기술력과 로봇이 만나 미래 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LIG넥스원은 로봇에 소총을 장착하는 방식을 통해 무기로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KAI는 미래 유·무인 복합체계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KAI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1조500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무인복합체계 개발을 완료하게 되면 6세대 전투기, 차세대 중형수송기, 차세대 기동헬기 등에 적용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이을 차세대 모델로 AI 기반의 차량 운용체계와 유·무인 복합 운용 개념 적용 등 미래 기술을 적용한 ‘K3’ 스텔스 전차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정부에서도 방산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방산 세일즈 외교를 통해 방산 수출에도 힘을 실어줬는데 앞으로도 방산을 키워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정부는 출범 후 지금까지 연평균 150억 달러 이상의 방산 수출 성과를 달성했다”먀 “앞으로도 방산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수출 대상국과 품목을 다변화하고 2027년까지 대한민국을 방산 수출 4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