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세상을 떠난 스승 프란츠 베켄바워 전 독일대표팀 감독을 추모했다. 

'독일 축구 황제' 베켄바워가 별세한 사실이 9일(한국시간) 독일 매체들의 보도로 알려졌다. 향년 78세.

   
▲ 선수로 독일의 월드컵 우승을 이뤘던 고 베켄바워는 감독으로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고(故) 베켄바워는 독일 축구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다. 현역 시절 독일 축구 간판스타였고, 감독으로도 굵직한 업적을 많이 남겼다. 서독 대표팀의 리베로로 활약하며 1965년~1977년 103경기를 뛰며 14골을 기록했다. 1974년 서독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대표팀 감독으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지휘했다.

소속팀이었던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활약도 눈부셨다. 뮌헨을 분데스리가 네 차례 우승과 유러피언컵(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전신) 3회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4년 바이에른 뮌헨 회장을 맡았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유치에 앞장서 대회 조직위원장도 역임하는 등 축구행정가로도 명망을 떨쳤다.

고 베켄바워는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시절 스승이었다. 1990년 월드컵 우승 당시 클린스만은 독일대표팀의 공격수로 7경기에서 3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한국대표팀의 전지훈련을 지휘하며 아시안컵을 준비 중인 클린스만 감독은 베켄바워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9일 고인을 추모했다고 대한축구협회는 전했다.

   
▲ 클린스만 감독이 고인이 된 베켄바워 전 독일축구대표팀 감독을 추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훈련에 앞서 "오늘이 나에게는 매우 슬픈 날이다. 베켄바워 감독님은 나에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고 축구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준, 나에게 매우 중요한 분이시다.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들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서 훈련에 임하자"는 말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저뿐만 아니라 쾨프케 코치에게도 아버지 같은 분이시다. 1990년 독일 월드컵 우승을 거둘 때 아주 중요한 분이셨다.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였고 독일에서는 그 누구보다 리더였고 어른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고 베켄바워의 업적을 회상했다. 

또한 그는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역사상 이렇게 카리스마 있는 분이 없으셨다. 선수로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감독으로서 모두의 우상이었다. 늘 감사할 줄 아는 분이었고 늘 모든 사람들을 존중해줬다. 우리 세대 선수들에게 멘토 같은 분이셨다. 2006년 독일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때도 많은 부분에서 앞장서서 많은 힘을 쏟으셨다. 아주 소중한 분을 잃은 걸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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