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연내 인천 바이오 메가플랜트 착공
세계 최초 개발 CJ제일제당 신기술, 상반기 햇반컵반 적용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대표하는 동물 용은 12간지 중에서 유일하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생물이다. 올해 한국 경제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상징으로 다가온다. 2024년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는 승천의 기쁨을 누릴 수도 있지만, 나쁜 선택을 할 경우 연초의 모든 희망은 한낱 가상의 꿈으로 흩어져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를 조망해 보면 상‧하반기에 각각 거대한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4월의 한국 총선과 11월의 미국 대선이다. 두 가지 정치 이벤트는 올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확실한 불확실성(certain uncertainty)’이다. 어느 쪽으로 진행될지 아직은 감조차 잡을 수 없지만,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선거 전까지 매복돼 있던 문제들이 개표 결과와 함께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올 한 해의 경제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1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쟁, 선거, 경제 경착륙 등 위험 요인이 많아 예상치 못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은 금융·건설·산업 등 분야별로 한국경제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갑진년은 유통업계 혁신과 변혁의 해가 될 전망이다. 앞서 소비 중심이 오프라인 점포에서 온라인 채널로 옮겨간 것은 기존 사업의 확장에 속했다. 이제 업계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여겼던 디지털, 바이오 등에 투자하고 식품·유통업 영역 자체를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CJ 유통 주요 기업들은 신사업을 위해 회사를 설립하는 등 미래 동력 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사진=롯데 제공


◆롯데, 헬스케어·메타버스 주목 

신동빈 회장의 주문 아래 일찌감치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시작한 롯데는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36ℓ 규모의 바이오 메가플랜트 착공이 예정돼 있다. 메가플랜트는 총 3개의 플랜트로 구성되며, 각각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연내 착공하는 1공장은 2025년 말 준공을 예상하고 있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 추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 건강관리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 마케팅에 속도를 낸다. 올해 가입자 100만 명 달성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한다. 

롯데정보통신은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연내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와 함께 이달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24에도 참여했다. 이전보다 향상된 그래픽에 사용자 참여 콘텐츠 등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푸드테크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외식 산업 박람회인 NRA(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쇼에 국내 최초 햄버거 패티 굽는 푸드테크 로봇 개발 스타트업 에니아이(Aniai)와 함께 참여했다.


◆대체육 투자 신세계, 글로벌 시장 인지도↑

신세계그룹은 식품외식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선봉장이다. 대체육, 대체단백 등 푸드테크에 앞장서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영역 확대까지 노리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에 대체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Better Foods Inc.)’를 설립했다. 현지에 운영조직을 구성하고, 생산 및 온·오프라인 판매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해 왔다. 법인 설립 2년차인 올해 미국 벤처캐피탈 ‘클리브랜드 애비뉴(Cleveland Avenue)’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시카고에 기반을 둔 ‘클리브랜드 애비뉴’는 맥도날드 CEO를 역임한 ‘돈 톰슨’이 2015년 설립한 글로벌 벤처캐피털 기업이다. 주로 큰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혁신하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및 테크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투자처로는 미국 대안육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Beyond Meat)’를 비롯해 자율주행 서빙로봇 기업 ‘베어 로보틱스(Bear Robotics)’와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기업 ‘비마이프렌즈(Bemyfriends)’ 등이 있다. 

클리브랜드 애비뉴의 투자는 대안육, 대안유, 대안치즈 등 ‘베러푸즈’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대안식품의 연구개발(R&D) 역량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결정됐다.

   
▲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소재인 PHA를 적용한 칫솔. ‘202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석유계 플라스틱 대신 CJ제일제당 PHA와 산업생분해 소재 PLA를 적용해 지속가능성을 높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 10조 원 투자 결실 맺을 때

CJ그룹은 올해 식물성 식품과 바이오 소재를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특히 그룹 실적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적용한 전자레인지 조리용 종이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는 고분자 물질을 말한다.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다. 전 세계에서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소수의 기업만이 양산중이다.

CJ제일제당이 세계 최초로 성공한 이 기술은 올해 상반기 안에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햇반 컵반’ 종이용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CJ그룹은 2021년 4대 성장엔진으로 △컬처(Culture)△플랫폼(Platform)△웰니스(Wellness)△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를 선정했다. 지난해까지 총 10조 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 중심 디지털 전환에 4조 3000억 원을 들였다. 

CJ제일제당 바이오는 화이트 바이오(White Bio, 바이오 소재)와 레드 바이오(Red BIO, 제약 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FNT(Food&Nutrition Tech) 사업 부문 출범 등 미래혁신 성장 본격화의 기반도 다졌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2024년 신년사에서 “4대 미래 성장엔진 기반 사업 중심으로 신속한 투자와 M&A 등을 실행해 미래 혁신성장을 달성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 가속화 및 R&D 투자와 첨단 기술 확보는 물론 소비자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