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간 최고고도 50㎞ 유지한 채 1000㎞ 비행 평가
“北 준중거리 이상 미사일 모두 극초음속화할 가능성”
“조만간 2차 발사 통해 비행경로수정 능력 검증 전망”
2021년 첫 발사·2022년 두 차례 발사 땐 액체연료 사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4일 2년여만에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한미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였다. 이번 발사로 북한이 준중거리(MRBM) 이상의 미사일을 모두 극초음속화할 것이란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전날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싸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전투부의 활공 및 기동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들의 믿음성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면서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군이 14일 오후 2시 55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미사일은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 미사일은 약 15분동안 최고고도 50㎞를 유지한 채 1000㎞를 비행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저각발사는 장거리에서 레이더 탐지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극초음속에 저각발사까지 더하면 탐지와 대응이 더 어렵게 된다.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고도 수십 ㎞로 비행하며 활공도 가능한 극초음속미사일은 요격하기 쉽지 않은 무기에 속한다. 

   
▲ 북한 노동신문이 15일 전날 미사일총국이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2024.1.15./사진=뉴스1

양욱 아산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발사로 북한은 단거리(SRBM)과 대륙간(ICBM)에 이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까지 고체연료화했으며, 또한 준중거리(MRBM) 이상의 미사일에선 속도를 더욱 중시해 MRBM과 IRBM은 장차 모두 극초음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 연구위원은 이어 “이번 IRBM 미사일은 사거리 1000㎞이지만 저각발사임을 감안한다면 최소한 3000㎞ 수준의 사거리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며 “주일미군기지나 괌의 미국 전략핵폭격기 기지, 남한 남부의 해군기지를 겨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미사일은 단순히 빠른 속력만이 전부가 아니라 비행경로까지 변경할 수 있는 기동성을 보여야하는 만큼 북한이 곧바로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의 2차 발사를 통해 비행경로 수정 능력을 검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욱 연구위원은 “이번 북한 극초음속미사일의 기술적 성공 여부는 지금 정보만으론 명확하지 않다”면서 “북한은 곧바로 이번 극초음속미사일을 2차 발사해 비행경로수정 능력을 검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편, 조종이 가능한 극초음속 탄두부는 ICBM의 재진입체와 유사한 형상으로 극초음속 탄두부에 대한 조종이 가능하다는 것은 북한의 ICBM 재진입 기술을 사실상 시험하는 것이라는 위험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극초음속미사일의 경우 활강체가 추진체와 분리된 이후 변칙적인 기동과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실거리 발사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입장에선 어제 발사한 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중장거리용 극초음속 활강체 성능을 시험해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1년 9월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처음 시험발사했다. 당시 액체연료를 담은 용기를 끼워 넣어서 사용하는 연료 계통 ‘앰풀화’의 안정성도 확증했다고 밝혀 고체연료와 맞먹는 신속성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이후 북한은 2022년 1월 5일과 11일 두 차례 시험발사하면서 역시 액체연료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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