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KBS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의 기획의도는 이렇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한자성어 ‘역지사지’(易地思之)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자주 화가 나고, 화를 참을 수 없고, ‘버럭’한다! 마인드를 확실하고 간단하게 바꾸는 길은 ‘역지사지’, 다른 사람이 되어 똑같이 겪어보는 방법뿐. 내가 했던 행동들을 똑같이 겪어보며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과연 이게 현재의 ‘나를 돌아봐’의 모습일까?

장동민의 하차, 김수미의 막말, 조영남의 하차 선언, 최민수의 PD폭행 논란….
한 프로그램에서 일어났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로 일어났다. 더구나 방송 시작 3주만이라면 프로그램의 존폐여부마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할 시점이다.

   
▲ 막말·하차·폭행 논란 3종세트…나를 돌아봐? 너부터 돌아봐!./사진=KBS2 '나를 돌아봐' 공식 홈페이지 캡쳐
다름 아닌 KBS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의 이야기다. 프로그램 이름인 ‘나를 돌아봐’를 무색케 하는 기막힌 현실이다. 해체를 요구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나를 돌아봐’가 아니라 ‘나를 몰라봐’라고 해도 지나칠 정도가 아니다.

아무리 예능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일이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조영남·김수미·최민수 정도라면 대한민국의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내로라 하는 공인들이다.

사건을 처음부터 되짚어 보면 과연 ‘나를 돌아봐’인지조차 의심스럽다. 지난달 13일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도중 김수미는 조영남을 향해 시청률이 꼴찌라고 말하자 옥신각신 하던 중 조영남의 돌발 하차 선언이 나왔다. 제작진마저 수습불가 상황에 빠진 모습이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거기에다 ‘노망’, ‘나이를 어디로 먹었냐’는 듣기 불편한 말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우여곡절 끝에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는 김수미의 해명과 함께 두 사람의 문제는 봉합됐다. 석연치는 안았지만 사과하는 모습에서 어느 정도 진정성을 보여 주었다는 시청자들의 아량(?)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 최민수의 PD폭행사건으로 더욱 큰 악재를 만났다. 19일 폭행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14일 방송분에서도 최민수는 섭외과정을 놓고 ‘나를 돌아봐’ PD들과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19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최민수는 이날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외주제작사 PD와 말다툼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주먹으로 PD의 턱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고 폭행을 당한 PD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건 이후 해당 PD는 최민수의 진심어린 사과라면 받아 들이겠다는 입장이라고 심경을 밝혔고 20일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최민수와 PD의 화해소식을 알렸다. 제작진은 폭행 사건 이후 최민수가 먼저 PD를 찾아와 사과를 했고 해당 PD는 병원 검사결과 큰 이상이 없어 귀가 조치 후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사태가 원만히 해결된 만큼 21일 방송분은 정상방송된다고 알렸다. 하지만 잇따른 출연진들의 돌발행동이 프로그램의 취지와 맞는지는 냉철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