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상승에 뉴욕 3대 지수 '뚝'…국내 증시도 2470선 무너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의 발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하락에 국채 금리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미 금리 인하 기대 하락에 국채 금리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2% 하락한 3만7361.12로 마감했다. 대형주로 이뤄진 S&P500지수는 0.37% 떨어진 4765.98,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0.19% 내린 1만4944.35로 장을 끝마쳤다.

이날 미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건 연준의 대표적 ‘매파’ 인사 크리스토퍼 윌러 이사였다. 

윌러 이사는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경제 성장이 느려지고 있다는 지표들이 확실히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어 “과거 많은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는 신속하고 큰 폭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과거처럼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했다. 

그의 발언은 조기 금리 인하만 기대하던 시장에 큰 실망을 안겼다. 

그도 그럴 것이 윌러 이사는 앞서 지난해 11월말 “인플레이션이 진정됐다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으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시장의 피벗(pivot·정책 전환) 조기 개시 기대감이 커진 것에는 대표적 매파 인사인 윌러 이사의 ‘변신’이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윌러 이사의 발언으로 낙담한 시장에서는 국채금리가 치솟았다. 이날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4.069%,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310% 까지 올랐다. 

국채 금리 상승에 주식 시장 투심도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금리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소형주 중심 러셀2000 지수는 전일 대비 1.21%나 빠졌다. 채권 금리 상승은 주식 시장에는 보통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권가에선 이처럼 미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 및 국채 금리 상승 여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국내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1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매도세에 2470선이 무너지며 하락 출발했다. 

17일 오전 9시38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28.13p(1.13%) 떨어진 2469.46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247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11월 17일 이후 2달 만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일간 기준으로 심리적인 저항선인 60일선 부근까지 내려왔다”면서 “기술적으로도 추세 붕괴 불안이 점증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 미국 증시 부진 등 외부 부담 요인에도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될 수 있다”면서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재차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국내증시 약세의 원인으로는 기관 수급 악화, 이익 모멘텀 약화, 북한 리스크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서 “최근 달러·원 환율 흐름을 감안한다면 북한 리스크가 증시 하방압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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