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빙자한 보이스피싱 주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권 비대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대환이 본격화되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 상·하단이 1%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일부 은행에선 마이너스 가산금리 카드까지 꺼내 들며 고객 유치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달 말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 상품이 전세자금대출로 확대되면 은행 간 금리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은행권 비대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대환이 본격화되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상·하단이 1%포인트가량 떨어졌다./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최저금리는 연 3.61~3.65% 수준이다. 이는 혼합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3.77%)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날 기준 신규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 하단(연 4%대)보다 낮다.

은행들이 조달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해 역마진을 감수하는 이유는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대환대출은 차주가 기존에 받은 대출을 타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으로 은행 입장에선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규제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시중은행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마이너스 0.15~0.17%포인트 가량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금리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된다. 은행들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업무원가, 법적비용, 유동성프리미엄, 목표이익율 등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책정하는데, 가산금리를 낮췄다는 것은 사실상 마진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아파트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신청을 완료한 차주는 총 5567명으로, 신청이 완료된 대출액은 1조307억원 수준이다. 최종 완료된 대출의 평균 금리 인하 폭은 1.5%포인트이며, 차주 1인당 연간 기준 이자 절감액은 약 337만원으로 집계됐다.

금리경쟁은 이달 말 전세자금대출로 확대되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은행간 금리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환대출 등을 빙자한 보이스피싱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환대출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 비중은 12.5%(계좌이체형 기준)로 전년(4.7%)에 비해 크게 늘었다.

대환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의 경우 사기범이 정부기관,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며 대출상환을 유도하거나, 기존 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대환대출을 신청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피해자를 기망·공갈해 피해금을 가로채고 있다.

정책대출을 빙자하는 경우 사기범은 정부지원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하다며 신용등급 상향을 위해서는 예치금 입금이 필요하다고 기망해 피해금을 가로채는 수법을 쓰고 있다.

금감원은 “정부기관 및 제도권 금융회사는 전화나 문자를 통한 광고, 개인정보 제공, 자금 송금 등을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며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개인정보 제공 및 자금 이체 요청은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