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자금조달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알짜카드를 단종하고 프리미엄카드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올해도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며 비용절감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8개 전업카드사는 신용카드 247종과 체크카드 34종 등 281종의 카드발급을 중단했다. 2022년 한 해 동안 116종(신용카드 79종·체크카드 37종)이 단종된 것과 비교해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4분기부터 ‘1Q 데일리플러스’카드를 비롯해 △LG전자 렌탈 플러스 하나카드 △하나멤버스 1Q카드 △1Q 글로벌 비바 카드 △통커 카드 등을 단종했다.

   
▲ 사진=연합뉴스

현대카드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에디션1’과 ‘에너지플러스 에디션2’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KB국민카드도 공과금, 통신, 주유, 카페 등 일상 전반을 커버하는 생활비 할인카드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카드’를 단종했다.

신한카드 역시 교육비 할인 혜택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더 레이디 클래식‘을 지난해 단종시켰다. 또 ‘더모아카드’의 비용 감당이 어려워지면서 약관 변경을 추진 중이다. ‘더모아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30만원을 충족하면 월 적립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5000원 이상 결제 시 건당 1000원 미만 자투리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줘 인기를 모았다.

롯데카드의 경우 ‘인터파크·벨리곰 카드’ 등 온라인·홈쇼핑 할인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알짜카드는 줄어드는 반면 프리미엄카드는 증가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소비층 고객을 겨냥해 고액 결제 비중을 늘리고 연회비 수익도 올릴 수 있는 프리미엄카드 출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프리미엄카드는 여행, 쇼핑, 레저 등의 영역에서 바우처서비스와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연회비가 비싸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59종의 연회비 평균은 8만3453원으로 2022년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76종의 연회비 평균인 3만8171원 대비 11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들어 프리미엄카드 출시가 늘고 연회비 수준도 덩달아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2년 출시된 프리미엄카드의 연회비가 10만~50만원이었다면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카드의 연회비는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200만대까지 분포하고 있다.

우리카드가 지난해 11월 연회비가 250만원에 달하는 고액 자산가 특화 ‘투체어스’ 카드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KB국민카드는 ‘HERITAGE’, 삼성카드는 ‘THE iD PLATINUM’, 현대카드는 ‘센츄리온 디자인 카드’ 등을 다양한 프리미엄 카드를 선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8개 전업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9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 증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은 만큼 비용절감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프리미엄카드의 경우 소비 규모가 크고 비싼 연회비를 내는 충성고객을 유입하기 쉬워 당분간 출시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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