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나란히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한 처남-매부 사이인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처음 맞는 MLB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다. 각자 빅리그에서의 첫 출발을 하게 되는데 처지는 조금 차이가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스프링트레이닝 오픈 일정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2월 16일 투·포수 훈련을 시작하고 21일부터 야수들이 합류해 전체 훈련에 돌입한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거로서의 공식 일정이 2월 21일 시작되는 것이다.

고우석과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는 2월 12일 투·포수를 소집하고 야수까지 포함한 전체 팀 훈련은 17일부터다. 고우석이 12일 먼저 캠프에 들어가고 빅리그 4년차 김하성은 17일 합류한다.

   
▲ 나란히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이정후(왼쪽)와 고우석이 첫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참가를 앞두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이정후와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첫 캠프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둘은 나란히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정후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6년 최대 1억1300만 달러의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 계약을 했다. KBO리그를 평정한 최고 타자이자 2022시즌 MVP 경력의 이정후를 충분히 대접해주며 영입했다.

고우석은 포스팅 협상 마감 당일인 지난 4일에야 샌디에이고와 계약했다. 2+1년 계약인데, 우선 2년간은 450만달러가 보장돼 있다. 3년째 옵션이 실행되고 각종 인센티브까지 합하면 3년간 최대 940만덜러까지 받을 수 있다. 고우석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마무리투수로 2022시즌 세이브왕까지 차지했지만,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 자원인데다 2023시즌 부상 등으로 예전보다 활약이 떨어져 썩 좋은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렇다 보니 팀에서 둘에게 갖는 기대감도, 스프링캠프에서의 목표에도 차이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중견수 겸 1번타자로 일찌감치 낙점한 분위기다. 입단식 당시 파르한 자이디 구단 사장이 "이정후는 2024시즌 개막전에 중견수 1번타자를 맡을 것"이라고 얘기했고, 밥 멜빈 감독도 "이정후를 팀의 리드오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정후는 스프링캠프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타격 적응은 시범경기를 통해 마쳐야 시행착오 없이 메이저리거로 안착할 수 있다.

고우석의 경우 스프링캠프가 경쟁의 장이 될 전망이다. LG 트윈스에서처럼 샌디에이고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는 것이 최상이겠지만, 녹록치 않아 보인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 외에 일본야구 세이브왕 출신 마쓰이 유키를 5년 2800만달러에 영입했다. 마쓰이가 고우석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은데서 샌디에이고 구단의 불펜 운영 계획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다른 마무리투수 후보 로버트 수아레스도 있다.

고우석은 일단 불펜 한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할 수 있는 경쟁력을 스프링캠프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보직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고우석의 공이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도 통할 수 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김하성의 경우 이미 빅리그 캠프 생활이 익숙하기에 몸만 잘 만들어놓으면 별다른 걱정은 없어 보인다.

한편, FA(자유계약선수) 류현진은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팔꿈치 수술 경력과 적잖은 나이 탓에 다년 계약은 힘들어도 여전히 좌완 선발투수로 쓰임새가 있어 여러 팀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현진이 어느 팀 스프링캠프로 향할 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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