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21년 대표 재임 후 이사회 의장 물러나
책임경영 강화…체질 개선·리스크 관리 완수할까
올해 건설업계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계속되는 원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부터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경영 강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확보까지 일거리가 산적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경영 능력과 리더십이 중요해진 가운데 각 건설사들은 오너 일가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위기 타개에 나섰다. 미디어펜은 ‘건설 뉴오너 시대’ 시리즈를 통해 위기 속 중책을 맡은 오너 일가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건설 뉴오너 시대②-IS동서 권민석]3년만 복귀…'PF 리스크' 이겨낼까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아들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가 3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아이에스동서가 환경기업으로 변신에 고삐를 당기는 가운데 ‘오너 2세’ 권 대표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체질 개선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가 3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사진=아이에스동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권 대표는 지난 2일 기존 대표 사임에 따라 신규 대표로 선임됐다.

아이에스동서는 기존 허석헌(건설)·정원호(콘크리트)·김갑진(경영관리)·이준길(환경) 4인 각자대표 체제였다. 이번 선임에 따라 권민석·이준길 2인 체제로 변경됐다.

이로써 지난 2021년 3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던 권 대표는 3년여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권 대표는 2005년 아이에스동서 전신 일신건설산업에 입사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아이에스동서 대표직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사내이사를 유지하며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해왔다.

3년 만에 돌아온 권 대표는 기존 이 대표가 맡아왔던 환경 부문을 제외한 건설·콘크리트·경영관리 등 부문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이 대표가 환경 분야를 맡고 권 대표가 나머지 분야를 총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큰 틀에서는 폐배터리 등 비건설 부문 사업을 확장시키는 기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015년 폐기물 매립사업을 영위하는 삼정이알케이 등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환경사업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9년 국내 건설 폐기물 처리업계 1위인 환경기업 인선이엔티를 인수한 데 이어 2020년부터 파주비앤알, 영흥산업환경, 골든에코, 환경에너지솔루션 등을 차례로 인수하는 등 환경사업 기반을 확대해왔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확인하고 사업을 준비해왔다. 지난 2019년 폐자동차 처리업계 1위이자 인선이엔티 자회사인 인선모터스를 인수하고 2021년 2차전지 금속폐기물 처리업체 타운마이닝캄파니(TMC, 현 아이에스티엠씨), 2022년 배터리 리사이클 업체 리시온에 각각 투자 및 지분 확보, 국내 독점 사업권을 계약했다.

현재는 인선모터스(폐배터리 확보)-아이에스비엠솔루션(전처리, 파쇄·양극재원료 추출)-아이에스티엠씨(후처리, 탄산리튬·전구체복합액 양산)로 이어지는 국내 유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태다.

폐기물 처리 및 폐배터리 등 환경사업을 새 먹거리로 점찍고 이러한 체질 개선 과정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권 대표다. 권 대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환경사업 부문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격적인 인수 대신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지분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먼 미래를 내다본 권 대표의 혜안은 적중했다. 아이에스동서 환경부문 매출액은 지난 2019년 953억 원을 시작으로 2020년 2085억 원, 2021년 2464억 원, 2022년 4227억 원으로 매년 성장해왔다.

환경사업 실적 비중 증가로 아이에스동서는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큰 건설사업에 대해 완충력을 갖게 됐다. 이는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아이에스동서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권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있을 때에도 아이에스동서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2022년 아이에스동서 매출액은 2조2784억 원, 영업이익은 34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6%, 11.04%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5384억 원, 영업이익은 2546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 아이에스동서 CI./사진=아이에스동서


◆'환경기업 변신·재무 리스크 해소'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경영 일선에 복귀한 권 대표의 최대 과제는 ‘리스크 관리’다. 최근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는 PF 우발채무를 비롯해 원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각종 위험요소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환경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긴 하지만 본업인 건설부문 실적을 간과할 수 없다. 2022년 기준 아이에스동서 건설부문 매출액은 1조6478억 원으로 전체의 72.3%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9월 말 기준 자체 분양 또는 도급사업 형태로 진행 중인 사업장에서 90% 수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분양경기 저하에 대응해 주요 현장 분양일정을 조정하는 한편 보수적인 수주전략을 유지해왔다.

PF 우발채무 위험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대구 수성범어 W현장 PF 대출에 대해 2900억 원을 지급보증하고 있다. 해당 현장은 공사가 진행 중이며 분양률 100%를 달성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으로 인한 일부 자체 사업장 분양 차질 가능성 등 위험도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체 사업을 위한 신규 용지 취득 및 환경부문 투자 등 자금 지출이 지속되는 점도 재무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오너 2세인 권 대표가 책임경영 강화와 동시에 과거 경영관리 경험과 신사업 추진력을 앞세워 업황 악화를 뚫고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개발·분양사업 및 신규 수주 등을 자제하며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권 대표가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춰 환경사업 드라이브 등 기존 비건설 부문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건설업황 악화로 인한 리스크 관리 등 경영 관련한 부분을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