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클린스만호에 부상자가 또 나왔다. 이제 조별리그 2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무더기 경고에 부상자까지 속출해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먹구름이 끼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가졌다. 전날 요르단과 E조 조별리그 2차전(2-2 무승부) 격전을 치른 후여서 회복에 집중하는 훈련이었다. 그런데 수비수 이기제(수원 삼성)와 김태환(전북 현대)이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이기제는 요르단전 후 MRI(자기공명촬영) 검사를 받았고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 부상 진단이 나왔다. 이기제는 요르단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만 뛰고 교체됐다. 교체 이유가 허벅지 통증 때문이었다. 정확한 부상 정도는 좀더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제는 오는 25일 열리는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출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부상을 당한 이기제(왼쪽)와 김태환.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태환은 오른쪽 종아리가 좋지 않은 상태다. 김태환은 요르단전에서 이기제 대신 후반 교체 투입돼 열심히 뛰었는데 종아리에 무리가 왔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어서 훈련 참가 대신 숙소에 머물며 마시지로 근육을 풀었다.

클린스만호는 처음부터 부상자를 안고 출발했다. 황희찬(울버햄턴)과 김진수(전북 현대)가 대회 개막전 각각 엉덩이, 종아리 부상으로 1, 2차전을 결장했다. 이재성(마인츠)도 가벼운 타박상이 있었지만 다행히 부상이 경미해 1, 2차전을 뛸 수 있었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 샤밥)는 바레인과 1차전을 잘 치른 후 2차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날벼락같은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김승규는 대표팀 소집 해제됐고, 요르단전에는 조현우(울산HD)가 골문을 지켰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18일 훈련에서 미니게임 도중 발목을 살짝 접질렸다. 심한 편은 아니어서 요르단전에서 풀타임을 뛰긴 했으나 경기 중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3차전 상대가 말레이시아여서 16강 진출은 무난할 전망이다. 문제는 16강 이후 토너먼트다. 우승 목표를 향해 달리려면 최상의 전력이 필요한데 부상자 속출로 여기저기 구멍이 생겼다.

게다가 한국은 경고 관리에도 비상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1차전 바레인전에서 중국 마닝 주심의 경고 남발로 박용우(알 아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기제, 조규성(미트윌란), 손흥민(토트넘) 등 5명이나 경고를 받았다. 요르단전에서도 황인범(즈베즈다)과 오현규(셀틱)가 경고를 받았다. 

앞으로 8강전까지 이들이 추가 경고를 받으면 다음 경기를 못 뛴다. 대부분 핵심 주전들이어서, 만약 경고 누적으로 출전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경고에 부상자 관리까지 해야 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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