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리스크 갈등서 '당무 개입' 논란까지 당정 갈등 확전
윤 대통령 직접적인 입장 표명 힘들듯…기자회견 여부도 불투명
대통령실, 갈등설에 침묵…주목 받던 한동훈 사퇴하면 총선은?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4.10 총선을 단 79일 남겨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대립각이 불거지자, 여권이 요동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정치력이 제대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힘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을 만나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당헌·당규에 6개월로 정해진 비대위원장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열릴 예정이던 5번째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 토론회'에 갑작스럽게 불참하면서 잠행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앞서 4번 열린 민생토론회를 모두 직접 주재한 바 있다. 지금까지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민생토론회에서 국민-전문가들과 열띤 논의를 펼쳐, 이번과 같은 급작스런 취소는 이례적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월 19일 열린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서 개회선언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들에 "윤 대통령이 아침부터 목이 잠기고 감기 기운이 있다"고 설명하고 나섰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정면충돌한 것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당장 공개 일정을 소화해 윤 대통령이 대중에게 모습을 비추는 것 자체가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을 내치는 것처럼 외부에서 보이는 대외적인 명분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사천(私薦) 논란이다. 하지만 실상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논란에 있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급작스런 감기 기운에 공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지만, 몸이 회복되는대로 이번 사안에 대한 공식적인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내놓는 것 자체가 '과도한 당무 개입'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 안팎으로는 조심스런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여론몰이를 통해 한 비대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한 위원장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강제하기 어렵다. 궐위 후 후임 비대위원장을 새로 임명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총선은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을 좌우할 핵심 중의 핵심이다.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분수령이다.

윤 대통령이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봉합하는 메시지를 전해 확전을 자제할지, 당정 갈등이 더 첨예화되어 '적전 분열'로 공멸할지 관심이 쏠린다.

어떤 선택이든 쉽지 않다. 윤 대통령이 이번 난국을 어떻게 수습할지, 강한 의지를 꺼내들며 돌파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