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2월 말 차기 회장 최종후보자 추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수장들의 세대교체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재임 기간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수차례 연임을 이끌었던 금융권의 암묵적인 관례가 윤석열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정부에서 연임에 도전했다 사퇴한 금융지주 수장은 모두 6명으로 3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 역시 최근 용퇴를 선언했다. DGB그룹은 김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내달 말 최종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 재임 기간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수차례 연임을 이끌었던 금융권의 암묵적인 관례가 윤석열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에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DB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KB‧우리‧NH농협‧BNK 등 연임이 유력시됐던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교체됐다. 이들이 교체된 배경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나선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기 시작한 2022년 말 당국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해 투명성과 도덕성을 강조하기 시작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당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단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경영진 선임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책무”라며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당국은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며 그룹 수장의 장기연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왔다. 이 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당사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히며 당시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관련해도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도 했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이 전격 용퇴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신 것을 보니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국은 지난달 CEO 선임 및 승계절차에 관한 내용이 담긴 ‘지주‧은행 지배구조와 관련한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이를 발표하며 “국내 은행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준과 비교할 때 여전히 미흡하다”며 “대체로 은행들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형식적인 준수에 치중해 업계 자율 모범 관행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김 DGB금융 회장은 지난 12일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김 회장이 3연임을 포기했다.

김 회장은 2018년 5월 DGB금융 수장으로 취임한 후 그룹을 총자산 100조원, 당기순이익 4500억원에 이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DGB금융은 김 회장의 사퇴로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월 말 최종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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