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가격 기준 자동차세 부과 '법개정안' 추진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자동차세 부과방식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행 배기량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면 국산차와 수입차의 조세형평성이 맞지 않아 차량 가격 기준으로 변경해야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심재철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현행 배기량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는 자동차세를 자동차의 가액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지방세법’ 일부개정안을 마련했다. 심 의원은 공동발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 지방세법은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의 기술 발전에 따라 배기량이 낮으면서도 성능은 더 좋아지고 있어 부과방식도 이에 따라 변화해야한다는 것이 심 의원의 설명이다.

   
▲ 고가의 승용차들이 기존보다 더 많은 자동차세를 부담하게 된다. /사진=미디어펜 DB

현재 BMW 520d(1995cc)는 쏘나타(1999cc) 보다 가격이 3배 정도 비싸지만 배기량이 비슷해 자동차세는 둘 다 약 40만원을 부과하고 있어 논란이 됐다.

또 다른 문제는 현행 자동차세의 과세기준은 50년 전에 만들어져 기술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6000만 원대의 전기자동차 BMW i3는 내연기관이 없어 배기량을 측정할 수 없다보니 과세표준에서 ‘그 밖의 승용차’로 분류됐다. 따라서 1년에 13만원의 자동차세만 부담하면 된다.

현행 승용자동차(비영업용)의 과세표준은 배기량 1000cc 이하는 80원, 1600cc 이하는 140원, 1600cc 초과는 200원이다.

심 의원이 발의 예정인 개정안에 따르면 자동차가액 1500만원 이하는 자동차가액의 8/1000, 자동차가액 1500만원 초과 3000만원 이하는 12만원+(15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14), 자동차가액 3000만원 초과시에는 33만원+(3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1/20)에 따라 납부하게 된다.

심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기량 998cc인 경차 모닝의 경우(신차 기본사양 기준) 현행 7만9840원에서 7만3200원으로 배기량 1591cc 아반떼는 현행 22만2740원에서 11만2800원으로 배기량 1999cc 소나타는 39만9800원에서 22만4300원으로 배기량 2359cc가 넘는 그렌저는 47만1800원에서 33만48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고가의 승용차들은 기존보다 더 많은 자동차세를 부담하게 된다.

심 의원은 “현행 배기량을 기준으로 하는 자동차세는 조세형평성에 맞지 않는 만큼 차량가격에 맞춰 내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며 “중저가 차량은 현행보다 세금을 줄여주고 고가의 차량은 더 내는 방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미 고가의 승용차들은 취·등록세를 통해 세금을 더 많이 부담하는데 자동차세까지 더 많이 부담해야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를 재산 개념으로 볼 것인지 운송수단으로 볼 것인지가 자동차세 부과기준의 쟁점이라며 자동차 산업의 흐름으로 봤을 때 이미 유럽에서 시행 중인 이산화탄소에 따른 배출량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측정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