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 사진 활용은 북한정권·군부 혼동 가져올 유력한 심리전

   
▲ 이구진 정치평론가
현재 대한민국은 목함 지뢰 매설을 시작으로 한 북한의 고도로 계획되고 의도된 무력 및 심리전 도발, 그리고 48시간 안에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타격을 가하겠다는 협박시간을 앞에 두고 대응방법에 고민하고 있다.

북한이 사용하는 전술은 단순히 고사포 등 포탄 몇 발로 한국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사이버 전사의 대남심리전과 한국 내 종북세력, 불안에 떠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전쟁 기피 심리 등을 활용한 남남갈등을 최대한 부추기면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북한의 전술에 대해 우리는 ‘매우 정직하게 명분 있게’ K9 자주포로 원점 타격이라는 포 대응 원칙론만 고수한다면 그 결과는 비관적이다. 왜냐 북한이 쓰는 전술의 목표나 방법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다양한 심리전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더욱이 가장 비열하고 부정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북한의 위협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북한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으로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 사진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2003년 대구U대회 때의 일이다. 북한 미녀응원단 300명이 대구로 내려왔다. 폭우가 내렸던 8월 28일. 응원을 마친 응원단이 예천 나들목을 지날 때 비에 맞고 있는 김정일과 김대중 대통령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가 길옆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들은 급히 내려 끌어안고 통곡한 뒤, 고이 접어 숙소로 가져갔다. 이 이야기는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바다.

이들이 그렇게 한 이유는 김정일을 너무나 존경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극형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이 훼손되는 것을 보고도 방치한다는 것 자체가 북한체제 하에서는 최고의 범죄인 탓이다.

   
▲ 군사분계선 일대에 설치된 대북확성기./사진=KBS 캡처
심지어 집에 불이나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명을 못 살리는 한이 있어도 가장 먼저 최고 존엄의 사진(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옮겨야 하고, 배가 침몰할 때도 사람보다는 김씨 사진을 먼저 들어내야 한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간 사람들 중에는 김씨들의 사진에 잉크를 떨어뜨렸다거나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다. 심지어 북한의 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 김정일의 사진을 훼손해도 처벌 대상이 된다.

세계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들. 도데체 무엇에 기인하는가. 바로 북한을 통치할 역사적 근거와 명분, 경험도 없는 30살짜리 김정은이 통치해도 아무런 항의를 할 수 없는 그 이유. 바로 수령절대주의 관념(수령관)에 기인하고 있다.

북한에서 헌법을 넘어서는 최고의 법규는 ‘유일영도체계 확립 10대원칙’이다. 이 중에서 제3원칙은 바로 이렇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ㆍ김정일 동지의 권위를 절대화하여야 한다. ...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ㆍ김정일 동지의 초상화, 석고상, 동상, 초상 휘장, 수령님의 초상화를 모신 출판물, 수령님을 형상한 미술 작품, 수령님의 현지 교시판, 당의 기본 구호들을 정중히 모시고 다루며 철저히 보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자, 전방 북한군 부대에서는 부대 막사, 초소에 있는 김정은 사진을 지하갱도로 옮겼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 있어서도 최고존엄의 사진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의 이러한 체제적 특성, 즉 북한의 취약점을 최대한 역이용하자. 역대 전쟁사에서도 적의 약점을 이용하여 피를 흘리지 않고 이긴 전쟁도 많다. 김정은 사진을 피켓 형태로 만들어 북한이 타격할 가능성이 높은 대북 확성기나 주요 GP 앞에 세워두자. 분명 북한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김정은 사진이 있는 대북확성기를 향해 총을 쏘는 순간 ‘유일사상 10대원칙’에 위반하는 것이다. 이는 곧 자신의 목숨을 내놔야 하는 중범죄이고, 북한정권의 정체성을 향해 총질을 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사격을 지시하지도, 실행하지도 못할 것이다. 오로지 김정은만 지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김정은이 지시를 한다면 북한군이 김정은 사진을 향해 총을 쏘는 것이 되고, 북한군 자체가 혼동과 아노미에 빠질 것이다.

더욱이 그 피켓을 북한에서 직접 보이지 않는 곳곳에까지도 세워둔다면, 북한군의 혼동은 더욱 심할 것이다. 북한군이 아무데나 쏘는 총알도 보이지 않는 존엄의 사진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진을 가지고 방어한다는 것이 치졸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고도의 심리전이고, 효과적이다. 왜 대북방송을 하나, 왜 대북전단을 날리는가. 핵무기보다 심리전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대북확성기, 대북삐라 등 심리전은 우리가 북한에 비개 절대적으로 유리한 비대칭전력이다.

북한과 같은 예측불가하고 비도덕적인 정권에 대할 때 우리가 예측가능하고 도덕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스스로 패배하겠다고 작심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북한군은 사격 연습을 할 때 과거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까지도 표적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 사진을 활용하는 방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러한 김씨 사진들을 활용하는 방법은 북한정권과 군부의 혼동을 가져오는 가장 유력한 심리전일 뿐 아니라 북한정권의 수령제 허상을 언론을 통해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는 부수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구진 정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