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대표팀 에이스이자 '캡틴' 손흥민이 선수들을 보호해 달라며 호소를 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잇따라 실망스런 경기를 하자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한 특정 선수들에게 팬들과 미디어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한 자제 호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 밤(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3차전에서 3-3으로 비겼다. 한국은 한때 1-2로 뒤지던 경기를 역전해 3-2로 앞섰으나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 경기 무승부로 한국은 1승 2무(승점 5)를 기록하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겼다면 조 1위가 될 수 있었다. 조 최강이자 우승후보로 꼽힌 한국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앞선 2차전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고전 끝에 2-2로 비긴 데 이어 최약체 말레이시아에마저 3골이나 내주며 비기자 팬들의 실망감은 컸다.

   
▲ 사진=AFC 공식 SNS


말레이시아전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선수들을 흔들지 말고 보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흥민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상에서 선을 넘는 반응들을 하시는데, 지켜보면 안타까운 것 같다. 모든 선수들에게는 가족과 동료들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프다"면서 "축구 선수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수들을 아껴주셨으면 좋겠다. 미디어와 팬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 2차전 때는 공격수로 제 몫을 못한 조규성과 수비수로 실수가 있었던 이기제에게 많은 비판이 집중됐다. 그리고 3차전 말레이시아전 후에는 페널티킥 실점으로 연결된 파울을 한 설영우가 비판의 주 타깃이 됐다. 일부 팬들은 단순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인신 공격이나 모욕적인 악성 댓글로 선을 넘은 과도한 비난을 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이런 선을 넘은 비난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의기소침해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손흥민이 16강 토너먼트를 앞두고 당부의 말을 전한 것이다.

조별리그는 끝났고, 이제 정상으로 향하는 16강 토너먼트로 돌입한다. 한 경기 못 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었던 조별리그와 달리 이제부터는 한 경기만 삐긋하면 탈락이다. 선수들은 더욱 집중하며 정신력을 가다듬어야 하고, 팬들의 비난보다는 응원이 더 필요할 때다.

E조 2위를 한 한국은 16강전에서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오는 31일 새벽 1시 8강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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