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에 원‧달러 환율 부담…이제는 '테슬라 쇼크'까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미국이 내리면 우리는 확실히 내린다. 미국‧일본이 올라도 우리는 모른다.”

미국 증시는 물론 최근엔 일본 증시마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 투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 문장과 같은 푸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나스닥 지수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장중 1만5629.07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 지수는 지난밤에도 4906.69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초엔 오랜 침체에 빠져 있었던 니케이225지수마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국내와는 다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6.66%, 코스닥은 –3.38% 하락 중이다. 그나마 지난 26일 어느 정도 낙폭을 회복한 게 이 정도다.

   
▲ 미국 증시는 물론 최근엔 일본 증시마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실적 부진이 심각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해 현대차‧기아 실적까지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가에는 아직 그 기대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 그 중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작년 연말을 전후로 급격하게 빠졌던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일시적으로 낙폭을 되돌리면서 증시에 타격을 줬다. 다만 이는 미국에도 똑같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소였다.

현재도 10년물 국채금리는 4.2% 전후에서 형성돼 있지만 미 증시는 ‘질주’를 시작한 상태다. 결국 미국에는 없는데 한국에만 존재하는 변수가 존재한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달러 환율이다. 

달러 환율이 연초부터 달러당 1350원에 근접할 정도로 오르면서 국내 증시 부진이 가속화 됐다. 현재는 다시 1335~1340원대로 내려와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등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며 국내 증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새로운 부담도 가중됐다. ‘테슬라 쇼크’다. 테슬라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 매출액 251억6700만달러를 공시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자 ‘어닝 쇼크’에 해당하는 실적이었다.

테슬라에 직접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계좌에도 적신호가 켜졌지만, 테슬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국내 2차전지 섹터는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한 해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기록한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서만 17%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15.28%)을 비롯해 포스코퓨처엠(-25.63%), 엘엔에프(-21.86%), POSCO홀딩스(-17.42%)의 낙폭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때 300달러를 넘보던 테슬라 주가는 현재 200달러 밑으로 내려와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향방이나 달러 환율도 중요하지만 테슬라 주가의 방향성이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대해 “2024년 성장률이 하락한다는 점과 함께 생산 및 연구개발(R&D) 비용 증가가 지속된다는 점은 실적 모멘텀을 둔화시키면서 주가에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향후 반등의 핵심은 성장률‧수익성 회복을 통한 실적 개선, 자율주행 자동차의 서비스 플랫폼화 진전,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로봇 등으로의 디바이스 확장 등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