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정말 값비싼 수입차가 세대나 되거든요. 온통 값비싼 유명 브랜드로 가득합니다. 날마다 고정적으로 돈이 나오니까요. 그 사람은 동남아에 자기 헬리콥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캡처

22일 밤 방송되는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자신의 실체는 드러내지 않은 채 전화 한 통화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려버리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이야기와 갈수록 다양하고 교모해지는 사태를 집중 조명한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어머니와 아버지의 지원을 마다하고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겠다는 일념하나로 살아왔다는 한 남자. 그는 가난한 가정살림과 본인이 맏아들이라는 생각에 대학등록비는 스스로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다소 막무가내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으나 생활자금과 대학등록비를 준비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족한 돈 문제로 난항에 부딪혔던 그에게 어느날 전화 벨소리가 들린다. 낮아진 이자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뜻밖의 제안에 그의 귀가 솔깃해졌다. 마치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소나기와 같이 고맙고 반가운 목소리였다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전했다.

한순간 빌린 돈을 애써 갚으려던 그는 어느덧 보통 대학생이 아닌 노숙인 처지로 변해버렸다. 저금리로 돈을 빌리기 위해선 거래상 실적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상담인의 설명대로 은행통장은 물론 비밀번호까지 전달했고, 이는 모든 불행의 발단이 됐다. 한 통의 전화로 방황하던 마음을 진정시켜준 음성의 실체는 바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일삼는 일당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의 설명에 의하면, 피해 남자가 전달한 은행통장은 보이스피싱 사기 일당의 대포통장이 된 것이다. 가까스로 모은 전세비용마저 마련해가며 그동안 낸 벌금의 경우 어림잡아 이미 1천300만원 가까이다. 생활자금과 등록비를 준비하기 위해 선택한 아르바이트는 언젠가부터 벌금을 내기 위한 끔찍한 일로 변해버렸다.

금융사기 전과기록은 어느 날부터인가 마치 남자의 주홍글씨가 됐다. 그는 안타깝게도 학교를 그만두고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생활 중이다. 그는 전화를 통해 들었던 악마의 목소리를 결코 잊을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보이스피싱 사건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어쩌면 무척이나 흔한 일로 치부되기까지 하면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부주의를 꼽는 시선도 있지만, 그 수법과 구묘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범법행위의 위험은 날로 수위가 높아지고 있으며, 성공과 실패가 계속되면 날로 진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오로지 전화 한 통화만으로 인생을 망치는 일이 발생했으며, 누군가는 수많은 돈을 한순간에 얻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고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이스피싱이 시작된지는 약 십년여가 된다. 약탈당하는 이와 약탈하는 이의 사이는 어찌해서 멀어지는 걸까.

얼마전 매스컴 발표를 보면, 작년의 경우 보이스피싱으로 2천100여억원에 달할 만큼 막대한 규모에 해당한다. 너무나도 많은 사기 각본을 개발하고, 사기일당이 차체적으로 만들어낸 매뉴얼북을 제작하는 등 그 수법과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보이스피싱 사기일당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진과 같이 현장에 뛰어들어 가기에 이르렀다. 장시간 밀착조사 결과 마침내 사기일당을 현장에서 잡았다. 대포통장의 운명이 될 피해자들의 은행통장을 전달하는데 가담한 배송업체 직원의 제보를 통해서였다. 제작진과 수사진에 의해 덜미를 잡힌 사기일당 일원은 조사가 진행되는 중 놀라운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무엇보다 모두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리게 한 것은 사기일당 구성원 상당수가 삼십대 아래의 청춘들이라는 진술이었다.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앞둔 이들은 무슨 이유로 이러한 범법행위의 중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인지에 모든 이의 의구심이 깊어만 갔다.

이번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으로 인해 피해자가 된 사람, 그리고 피의자 역시 피해자가 된 사연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