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김종국 감독의 직무를 정지한 지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김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데 따른 조치다.

KIA 구단은 29일 "자체 조사로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을 확인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 행위로 판단해 김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IA 구단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KIA가 배임수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종국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KIA는 전날(28일) 김종국 감독의 직무를 정지했다. 김 감독이 금품 수수와 관련된 혐의로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이날 서울중앙지검이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해 지난해 KIA에서 해임된 장정석 전 단장과 함께 김종국 감독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은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장 전 단장 수사 과정에서 김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를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은 KIA 구단의 후원사인 모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원대,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적용된다.

이에 KIA 구단은 김 감독이 팀을 계속 지휘하는 것이 힘들다고 보고 곧바로 김 감독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당장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등 본격적으로 새 시즌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KIA 원클럽맨 출신 김종국 감독은 코치를 거쳐 2021년 12월 KIA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감독 첫 시즌이었던 2022년 KIA를 5위로 이끌어 4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지난 시즌에는 6위의 성적을 냈다. KIA는 김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 전력 보강에 애쓰며 좋은 성적을 기대했으나 김 김독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멀려 경질하게 됨으로써 시즌 출발도 하기 전에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김 감독과 계약 해지 발표 후 KIA 구단은 사과문까지 내놓았다. KIA 측은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팬, 그리고 KBO리그를 구성하는 모든 관계자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한다"면서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다.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 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면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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