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지역구 찬탈 나선 친명계 여론조사 결과 우위 선점 못해
지역 이해도 부재 오로지 '친명' 마케팅에 계파 갈등만 부추겨
원색적 '비난'만 앞세워 민주당 일각에선 '문제아' 취급받기도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 '찬탈'에 나선 친명계들이 ‘자객’을 자처했음에도 뚜렷한 경쟁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들이 ‘친명’ 마케팅에만 몰두해 계파 갈등만 부추기는 ‘문제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른바 ‘자객’ 출마자들의 파급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친명계 자객들이 출사표를 던진 지역 중 여론조사를 통해 예비후보 간 경쟁력이 확인된 지역구는 경기 광명을(양기대-양이원영), 전북 군산시(신영대-김의겸), 안산 상록갑(전해철-양문석) 등이 있다.

   
▲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월 23일 오는 총선에서 비명계인 양기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광명시을에 도전한다고 밝혔다./사진=양이원영 의원 SNS캡처


여론조사 꽃이 경기도 광명시을 국회의원선거 여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 예비후보의 선호도에서 비명계인 양기대 의원(37.5%)이 ‘친명’ 마케팅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민 양이원영 의원(14.5%)을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 전라북도 군산 국회의원선거 여론 조사**에서도 비명계인 신영대 의원(31.8%)과 이재명 지도부에서 대변인을 지냈던 친명계 김의겸 의원(30.7%)이 오차 범위 내 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프레시안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경기도 안산 상록갑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것 또한 비명계인 전해철 의원(29.1%)이 친명계인 양문석 전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29.4% )과 오차 범위 내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객 출마자들이 ‘친명’ 마케팅으로 논란을 키우며 비명계 지역구 찬탈에 나섰음에도 뚜렷한 파괴력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객들이 고전하는 것에는 깃발 꽂기 경쟁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지역에 대한 이해와 유권자와 소통보다 오로지 ‘친명’이라는 깃발로 비명계 처단을 우선 과제로 내세워 지역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영향이다.

또 자객 출마를 자처한 이들이 도덕성 문제로 논란을 거듭 야기한 것도 자객 출마자 전체에 대한 비호감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성남시 중원구에 자객을 자처했던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성희롱 논란을, 이상민 전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대전 유성구을에 출사표를 던졌던 이경 전 상근부대변인이 대리기사 보복운전 논란에 휩싸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자객 출마자들이 원색적인 비난만을 앞세워 당내 계파 갈등에 기름만 끼얹는 ‘문제아’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선을 위해 분란을 만들었음에도, 뚜렷한 성과조차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양이원영 의원은 광명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양기대 의원을 향해 “사적 권력만 축적해 온 토호 정치인”이라며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맹비난을 퍼부은 적 있다. 비명계인 양기대 의원을 심판해야 한다는 취지다.

양이 의원의 강도 높은 발언에 계파 갈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과열 경쟁에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31일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지나친 과격한 언행으로 서로 상처 주는 일들이 최소화될 수 있어야 한다"며 "선거에서 내외부 경쟁이 선을 넘지 않는 그런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린다"며 계파 갈등을 자극하는 발언에 주의를 당부했다. 

그럼에도 강북 을에 출사표를 던진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같은 날 실시된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심사에서 ‘민주당을 공격하는 의원이 있다. 정체성이 의심된다’라며 경쟁 후보인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거듭 공격했다.

지난달 8일 총선 출마 선언에서 “민주당답지 않은 민주당 의원이 너무 많다"며 "잠시 쉬어도 괜찮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비판한 것에 연장선이다. 이 대표가 직접 계파 갈등 조장에 우려를 전했음에도 '친명' 마케팅 일환으로 원색적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선거라는 것은 결국 힘을 합쳤을 때 승리하게 되는 것”이라며 “본인 능력 증명보다 상대 후보 비난에만 힘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며 “무엇보다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통합이 중요한 시기에 불필요한 계파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가했다. 

*여론조사 꽃이 자체 조사했다. 2024년 1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조사를 실시했고, 광명시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CATI 전화면접조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p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 꽃이 자체 조사했다. 2023년 12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조사를 실시했고, 전라북도 군산시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CATI 전화면접조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p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레시안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조사했다. 2023년 12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조사를 실시했고, 안산 상록갑 지역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 ARS자동응답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