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원 차관보 만난 뒤 한러 차관회담 및 한러 북핵수석대표협의 개최
러 대변인 ‘尹발언에 편향적’ 발언 당일…3일 주한러시아대사 초치 항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최근 한·러 갈등이 수명 위로 오른 상황에서 안드레이 루덴코(Andrey Rudenko)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차관이 전격 방한해 우리측 외교차관과 북핵수석대표를 만났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루덴코 차관은 지난 2일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와 만나 양국간 현안 및 우크라이나전쟁 등 국제정세에 대해 협의했다. 

이때 우리측은 특히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측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했으며, 러시아 내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러시아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루덴코 차관은 같은 날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을 만나 차관회담을 했으며,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러 북핵수석대표협의도 가졌다. 

2일 열린 한러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 김 본부장은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우리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가 이를 즉각 중단하는 등 안보리 결의상 제반 의무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 외교부./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외교부는 이번에 양측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한·러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주한 러시아대사관도 이날 SNS를 통해 루덴코 차관이 한국에서 외교부 인사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러시아대사관은 한러 간 협의와 관련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위험한 군사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정치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북한과 국제법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호혜적 협력을 계속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루덴코 차관의 방한은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편향적”이라고 비난한 당일 이뤄졌다. 따라서 루덴코 차관의 방한 결정은 자하로바 대변인 논평이 나오기 전에 결정된 것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논평에서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가 선제적 핵공격을 법제화한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노골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병원 차관보는 3일 오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 

정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측이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적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의 정상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우며, 한러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이에 지노비예프 대사는 우리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 정부에 즉시 보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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