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 가능성…업계 '지각변동' 오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한국포스증권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소형 증권사지만 포스증권을 통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의 합병을 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에서 연내 매입 예정인 자사주식 약 935만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함께 밝히며 정부정책 방향에 적극 호응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 우리금융그룹이 한국포스증권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사진=김상문 기자


6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최근 매물로 나온 한국포스증권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이슈는 이날(6일) 열리는 이사회 멤버들에게 추진 계획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어서 진행되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식화를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록 철회되긴 했지만 우리금융은 작년 3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도 상상인저축은행의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었다.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지 못한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설은 업계의 오랜 이슈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작년 취임 직후부터 증권사 인수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던 터다. 임 회장은 이미 약 10년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에 우리투자증권을 인수전에서 승리했던 경험도 갖고 있다. 

오랫동안 공전하던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는 최근 포스증권이 매물로 나오면서 급물살을 탔다. 물론 한국포스증권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증권사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포스증권은 온라인상에서 펀드를 판매하는 ‘펀드슈퍼마켓’ 플랫폼 서비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며, 개인투자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리테일 위주의 증권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인수가 추진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 내에 마땅한 매물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설은 사실상 작년 내내 제기됐지만 조건이 맞는 회사가 없어서 매번 ‘설’로만 끝났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금융지주도 기대치를 조정하고 범위를 넓혀서 상황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 물밑 작업 중 하나로 활용된 것이 우리종금이다. 우리종금은 작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기자본 1조1000억원 규모의 회사가 됐다. 국내 증권사 기준 11위~20위권에 속하는 ‘중형급’이다. 

포스증권의 자기자보 규모는 작년 3분기 기준 약 7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포스증권에게는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신탁업(IRP) 등을 할 수 있는 증권업 라이선스가 있다. 즉, 우리금융으로서는 포스증권 인수 후 우리종합금융과의 합병을 통해 신규 라이선스 발급 없이 증권업 진출 및 비이자이익 강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셈이다. 이 경우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고, 업계 내에서 고객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회사 측은 “작년 10월 예금보험공사와 양수도 협약을 체결한 잔여지분(935만7960주·1.24%)에 대해 매입시기 등을 협의 중”이라며 “매입 결정 시 이를 공시하고 매입 후에는 소각할 계획”이라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우리금융의 현재 주가를 고려했을 때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14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은 11조원 수준이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은 자기주식 매입‧소각,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계속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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