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약한 상징성·활용성

[미디어펜=김태우기자]서울 강남의 한전부지 이후 최대의 접전지로 예상됐던 서울의료원 부지의 입찰에 가성비와 활용도가 낮아 삼성과 현대 양사가 모두 입찰에 불참했다.

이에 당초 2차전이 예고된 현대와 삼성의 입찰전은 시작도 되지 않았고 서울의료원 부지는 유찰될 가능성이 커졌다.

   
▲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부지(빨간 실선)/구글 지도 캡처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조원에 달하는 매입가격 만큼의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강남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 입찰에 당초 참여 예상된 삼성과 현대 양사가 입찰을 포기했다.

이는 양사 모두 영동대로와 인접해 있는 한전부지와는 달리 토지활용도나 상징성 면에서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삼성동 171-1번지(2만2650㎡)·삼성동 171번지(8893㎡) 등 총 3만1543㎡에 이르는 부지로 영동대로 이면으로 300m가량 떨어져있는 곳이다.

앞으로 옛 한전부지에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면 전면 일부가 가로막히게 되고 서울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계획으로 인한 제한 사항도 양사의 입찰 참여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대는 준주거지역으로 허용 용적률은 330%, 상한 용적률은 400%가 적용되며 상한 용적률을 적용받으려면 별도의 기부채납을 해야한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전체 부지의 50%를 관광숙박시설 또는 문화 및 집회시설로 채워야하고 오피스텔과 같은 주거시설로는 건립 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당초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 예상됐던 현대차그룹은 현재 GBC부지와 연계 개발의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관련해 회사관계자는 “부지 매입을 검토한 사실은 있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고 현재 부지와 100m가량 이격돼 있는데다 도로·건물 등이 부지 사이에 위치해 연계개발 시너지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런 부담감은 삼성도 마찬가지 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인근에 현대차의 초고층 통합사옥이 드러서면 경쟁그룹의 갠드마크가 개발되는 상황에서 굳이 대규모 통합개발을 진행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업계의 시선은 삼성이 이번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내다봤다. 삼성이 서울의료원 부지를 매입하게 되면 앞서 삼성생명이 사들인 옛 한국감정원부지와 연계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2년 서울의료원 부지와 맞닿은 한국감정원의 부지를 2328억원에 매입했다. 서울의료원 부지 매입 잔금을 치르는 시점에 맞춰 입주자인 강남경찰서가 신청사로 이전하게 되면 연계 개발의 걸림돌도 없는 상황이어 이번 입찰 참여 가능성에 힘이 실렸었다.

이번 입찰의 불참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는 삼성이지만 바로 전면에 현대차그룹의 GBC가 들어서는 상황에서 대규모 통합개발에 실익이 적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랜드마트가 인근에 개발되는 상황에서 삼성이 굳이 대규모 통합 개발을 추진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한 개찰을 25일 오전 10시에 진행한다고 이날 중 공식 발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일부에선 언론을 통해 삼성과 현대가 불참의사를 밝힌 사실이 알려지긴 했지만 개찰 이후 공식 발표를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