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의 생존전략

파워블로거 ‘베비로즈 사건’이 블로거 활동에 새로운 변혁을 낳고 있다. 베비로즈 사건은 지난 6월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을 운영하는 현모씨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세척기 ‘깨끄미’의 이용후기와 공동구매를 올렸으나, 그 후 해당 제품에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조사 과정에서 현모씨가 수수한 2억원의 수수료가 알려져 논란이 된 사건이다. 현재 이 블로그는 현씨의 ‘사과글’만 남긴 채 모든 포스트는 닫힌 상태다.

반면,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도 도마에 올랐지만, 해당 블로그는 네티즌들의 반발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특히 에코버 세제, 해남함초밭천일염이 논란이 일자, 문성실씨는 공지글을 올리면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고 있다. 파워블로그의 새로운 생존전략이 펼쳐진 것이다.

◆에코버 세제 사건은

에코버 세제는 식약청 1종 세제를 획득한 제품인데, 어떤 블로거가 이 제품에 SLS가 포함되어 위험하다고 글을 게재하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기업체는 “1종 세제의 종류가 에코버 뿐만 아니라 웬만한 세제가 모두 1종 세제이기 때문에 ‘에코버가 일반 세제이지 친환경 세제가 아니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에코버는 검사 기준이 엄격한 OECD 친환경 가이드라인을 통과한 친환경 세제이다”고 설명했다.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 브로그 메인 화면.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 블로그 메인 화면.

해당 기업체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개인의 특정 목적을 위하여 에코버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유포함으로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하여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부득이 모 블로그에 대하여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면서 “실구매자인 것처럼 위장하여 에코버 제품에 문제가 있는 제품으로 재유포하거나 제3자가 볼 수 있는 장소에 문제를 제기하는 특정 블로그 및 특정 블로거에 대하여도 법적 대응하겠다”고 공지했다. 문제를 일으킨 모 블로그는 문성실 블로그의 이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에 게재된 에코버측 ‘공지글’에 231개의 댓글이 달렸고, 문성실씨를 비판하는 글과 옹호하는 글들이 여과없이 실려있다.

아들만셋님은 “문성실님...처음에 요리가 좋아 블러그를 시작하지 않으셨나요 초심으로 돌아가시면 어떻까요 어느 요리가는 협찬이나 공구를 일체하지 않는답니다. 자신은 요리가이지 장사꾼이 아니라면서... 제발 아름다운 요리가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라고 말했다.

피오나님은 “다들 너무 성실님을 몰아세우는 거 같아서 안타까워요, 저희도 여기서 성실님 덕분에 정보도 얻었잖아요. 그만들 하셨음 좋겠어요. 여기 이웃으로써 너무 안타까워요”라고 말했다.

룰루랄라님도 “성실님 레시피 보면서 도움 많이 받고 있는데 감사해요. 공동구매에도 참여 많이 했었구요. 그릇이며 과자며 멸치며 과일 등등이요. 그런데 한번의 실수로 이렇게 해명글을 올려도 안 올려도 뭐라고 하는 분위기가 참 무섭습니다. 너무 몰아 세우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저같은 생각으로 말씀 안하고 지켜보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되요. 성실님 힘내세요!”라고 적었다.

◆천일염 사건은

일명 농약소금 사건이다. 문성실씨는 천일염을 제공한 해남함초밭천일염 생산자의 공지글을 바로 올렸다. 문성실씨는 “최근 언론에 농약소금 문제가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해당 생산자협회나 자치단체에서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예민한 사안이라 불안하고 또 착잡한 심정일 거라 생각한다”며 “해남함초밭천일염 측에서 해명글을 보내왔고, 글 내용은 모두 사실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해남함초밭천일염측은 해명글에서 파워블로그의 긍정적 측면을 강하게 언급했다. 해남천일염은 “문성실 블로거님께 별도로 판매 수수료를 드린 적이 없다. 작년 말에 너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50만원을 송금해드렸는데, 다시 돌려줬다. 댓글쓰는 분들도 너무 문성실님을 몰아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희같은 산지는 아무리 애써서 정성껏 상품을 만들어도 누가 알아주지 않으면 싼 값으로 유통업자에게 상품을 넘겨야한다. 자칫 문닫을 뻔했던 소금 사업을 문성실님의 공동구매 덕분에 힘든 시기에 많은 도움을 받아 생활했다”고 말했다.

yhmom98님은 “무조건 업자분 글만 올리지 말고, 설마 그럴리 없겠지만 글체도 그렇고 원안만 받아서 (문성실)님이 작성하신 건 아닌가, 문체도 그렇고 영 찜찜하다. 수수료에 대해서 해남염전 대표께서 문성실님의 수수료를 안받았다는데 어찌 알겠습니까 두분만 아는 거죠”라고 비판했다.

26일 농약소금과 관련해 해남군수는 “농림수간검역검사본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국내산 소금에서 농약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블로거, 네티즌, 기업, 포털의 공동책임이 필요하다

공정거리위원회가 파워블로그의 광고 포스트에 ‘광고문구’를 표시하도록 관련 지침사항을 변경하면서 과도한 정부 규제로 인해 블로그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여론이 일자,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블로그의 대가성 포스팅에 대한 규제 현황과 대응 방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승현 입법 조사관보의 조사결과다.

이승현 조사관은 “국가에 의한 규제는 블로그스피어의 위축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대가성없는 순수한 목적의 이용후기, 혹은 악의적 상거래행위를 하지 않는 블로거들이 함께 단속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이 조사관은 “블로거, 네티즌, 기업, 포털이 각자 책임하에 자율적인 자정작용을 행하는 한편, 블로그 영리행위에 대한 적절한 합의나 가이드라인이 형성되어야한다”면서 “포털은 파워 블로거의 생산과 블로그 공간 제공자로서, 기업은 블로그 마케팅의 광고주로서, 블로거는 정보제공자로서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임할 필요가 있으며, 네티즌은 블로그 포스팅의 내용을 선별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기업은 공개적으로 블로그 체험단을 모집해 상품 혹은 지원금을 제시하고, 블로거는 그 이용후기를 작성하여 게시함으로 블로거의 안정적인 수익 경로를 보장하고 이를 투명화시킬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 문화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