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음극재 천연흑연 공급계약…삼성SDI, 캐나다 니켈 광산 인수
LG엔솔, 황산코발트·리튬 공급 계약 줄이어…IRA 대응 전략 풀가동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배터리 업계가 핵심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처 다각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당장 2025년부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핵심광물 보조금 요건이 시행돼 탈중국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 웨스트워터 리소스(이하 웨스트워터)와 천연흑연 공급 계약을 12일 체결했다.

   
▲ 수산화리튬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인사이드 캡처


웨스트워터는 오는 2027~2031년 앨라배마주 켈린턴 소재 정제 공장에서 생산한 천연흑연을 SK온 미국 공장에 공급한다.

개발 중인 소재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전 협의된 가격으로 구매하는 '조건부 오프 테이크' 계약이다. 북미 전동화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계약 기간 내 최대 3만4000t까지 구매할 수 있다.

양사는 지난해 5월 체결한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 협약에 이어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2018년 흑연 업체를 인수한 뒤 배터리용 음극재 개발 기업으로 변신한 웨스트워터는 앨라배마주에서 1만7000헥타르(ha) 규모의 쿠사 흑연 매장 지대의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다. 현재 광산 근처에 올해 양산을 목표로 연산 7500t 규모의 흑연 정제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온은 이밖에 호주 시라와 천연흑연 MOU, 미국 우르빅스와 음극재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7월 캐나다 광물 업체 일렉트라와 황산코발트 장기 공급 협약을 맺었다. 2025~2029년 일렉트라로부터 1만9000t 규모의 황산코발트를 공급받게 된다. 칠레 SQM과도 2029년까지 10만t 규모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IRA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SDI는 아예 광산업체 인수에 나섰다. 업체는 지난달 1850만 달러(약 245억 원) 규모의 캐나다니켈 지분 8.7%를 넘겨받는 계약을 통해 니켈 생산량 10%를 확보하고, 15년간 니켈 확보량을 20% 늘릴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K-배터리 3사의 이러한 움직임은 IRA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한 조치다. 

IRA에 따르면 2025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외국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할 경우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흑연, 리튬, 코발트 등은 현재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재로,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호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아프리카 등이 탈중국 대안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외 권역에서 해당 광물을 조달받기 위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핵심광물을 효율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추진되고 있는 추세"라며 "현지 기업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IRA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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