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해제와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 올라
서울 등 수도권 84㎡ 분양가 10억 원 웃돌아
주변 시세 대비 높은 가격에 미분양 늘어나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최근 수원시 곳곳에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 홍보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했지만 4개월가량이 지난 지금도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원에 사는 이 모씨(44)는 "전용면적 84㎡ 최고가가 8억9000만 원으로 옵션을 더하면 9억 원이 넘더라"며 "단지 위치가 선호지역이라 할 수 없는 서둔동인 데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 대비 비싸니 누가 분양받겠냐"고 말했다. 

   
▲ 수원의 한 공원에 걸린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 플래카드./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지방보다 청약시장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늘고 있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한 고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31가구로 11월 6998가구 대비 43.3%(3033가구) 급증했다. 지역별로 보면 같은 기간 서울은 877가구에서 958가구, 인천은 1298가구에서 3270가구, 경기는 4823가구에서 5803가구 늘었다.

고분양가가 미분양 증가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제외 전 지역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해제됐다. 여기에 공사비까지 오르면서 수도권 내 분양가가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수도권 ㎡당 분양가는 전월 대비 2.76% 오른 758만 원이다. 전년 동기 651만4000원과 비교해선 16.37% 올랐다. 이렇다 보니 수도권에서는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가 10억 원을 넘고 있다. 

서울 동작구 일원에 분양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지난달 말 세 번째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84㎡ 기준 12억7000만 원~13억8000만 원이라는 분양가가 완판에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인근 최근 12억3000만 원에 거래된 상도더샵1차 같은 평형보다 1억 원가량 비싸다.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서 84㎡ 분양가는 10억 원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다.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12억3500만 원이다. 해당 단지에서는 결국 미분양이 발생했다.

오는 19일 수원에서 영통자이 센트럴파크가 청약에 돌입한다. 신축 공급이 적었던 영통구 영통동 한가운데 위치해 입지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84㎡ 분양가가 9억308만 원에서 10억4030만 원으로 책정돼 다소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미분양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무리 수도권이라도 분양가가 시세 대비 낮거나 입지가 좋지 않다면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청약시장은 옥석 가리기에 돌입했다"며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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