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건설용 철강재 판매 부진 예상에 대응책 마련 나서
현대제철, 이달 말부터 인천공장 장기 보수…하반기도 예정
동국제강, 2월 유통가격 고시제 시행…가격 지키기 안간힘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용 철강재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도 판매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생산을 줄여 수급 균형을 맞추고, 가격을 유지해 수익성을 챙긴다는 전략이다.

15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철근 국내 판매량은 918만6000톤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2년 전과 비교해도 10.9% 줄었다. 

   
▲ 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철근이 생산되고 있다./사진=동국제강 제공


이처럼 철근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건설경기 부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기침체에 공사비 상승이 겹치면서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했고, 철근을 비롯한 건설용 철강재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해 역시 건설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용 철강재 판매 역시 부진할 전망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8.5%포인트 하락한 67.0을 기록했다.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CBSI는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이 비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 시황 둔화에 따라 건설용 철강재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올해도 공사비용 상승과 주택 미분양 등으로 건설용 철강재에 대한 시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건설용 철강재 판매 감소가 예상되자 철강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현대제철은 철근 생산 조절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이달 말부터 인천 철근공장 장기보수에 들어간다. 3개월에서 4개월 동안 보수가 진행되는데 예년에 비해 더 긴 기간이다. 

업계 내에서는 현대제철의 이번 장기 보수가 철근의 생산량을 줄이면서 가격 하락을 방어하고, 수급 균형을 조절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인천 철근공장의 연간 생산량이 155만 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보수로 인해 약 40만~50만톤 수준의 철근 공급이 줄어들게 된다. 또 현대제철은 하반기에도 당진 철근공장 장기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가격 지키기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2월부터 철근 유통가격 고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일정 가격 밑으로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동국제강은 2월 철근 유통 판매가격으로 톤당 83만 원 고시했으며, 이는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철근 유통가격보다 톤당 3만 원 높은 수준이다. 동국제강은 3월에도 유통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제도를 통해 철근의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근은 현재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판매할 정도로 시황이 악화된 상태”라며 “유통시장 내 가격을 안정화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유통가격 고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철강업체들은 건설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신규 수요를 찾는 등 대응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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