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도 작금의 대표팀 사태에 단단히 뿔이 났다. 공식 성명서를 내고 대한축구협회(KFA)를 성토하면서 정몽규 회장 사퇴를 요구했다. 파벌로 분열된 모습을 드러낸 선수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붉은악마는 15일 공식 SNS를 통해 두 차례나 성명을 발표했다.

첫번째 성명에서 붉은 악마는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역대급 졸전의 충격에도 정작 책임져야 할 이들은 왜 말이 없는지를 따져 물으며 "정몽규 회장 이하 축구협회는 무얼 하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붉은 악마는 "사건의 최전방에 서서 사태를 수습해야 할 축구협회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방패막이 삼는 듯한 작금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숨길 수가 없다"면서 "우려와 걱정을 표함과 동시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에 '클린스만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후보군에도 없던 클린스만의 갑작스러운 선임 배경은 무엇인가',  '클린스만의 계약 내용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묻는다', '클린스만 경질 요구에 정몽규 회장이 거절한 이유가 무엇인가', '대한축구협회 (임원) 모두 과연 떳떳이 책임을 다했는가' 등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성명서를 내고 정몽규 회장 사퇴 등 축구협회의 쇄신을 요구했다. /사진=붉은악마 공식 SNS


붉은악마의 2차 성명서는 보다 강경하게 요구 사항을 밝혔다.

붉은 악마는 "국가대표팀을 망가뜨린 클린스만의 경질을 요구한다"면서 "클린스만의 경질 과정의 투명함과 동시에 계약 종료의 책임은 정몽규 회장 이하 축구협회 지도부에 한정될 것임을 요구한다"고 했다.

또한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면서 축구협회 인사 선발의 투명성 공개, 감독 선임 과정의 투명성 강화,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붉은악마는 "이에 대한 답변이 없을 시, 붉은악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아울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부탁한다"면서 "선수들의 땀의 노력과 열정을 누구보다 알지만, 감독의 전술 부재 속 더욱 원팀으로 뭉쳐도 모자랄 시간에 여러 파벌의 소문과 모래알 조직력은 아쉬울 따름"이라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부디 선수의 개개인의 영예보다는 팀의 영예를 위해, 팬들의 염원을 위해 뛰어주길 부탁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정몽규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더 이상 대표팀 지휘봉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축구협회에 감독 교체 건의를 했다. 임원회의에서 붉은악마를 비롯한 팬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결정이 나올 것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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