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직접 감독 해임을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회의를 마친 후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이로써 지난 2월말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이 채 못돼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1년 가까이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체류 기간이 길지 않아 '재택근무' 논란을 불렀고, 지도력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부진한 경기력을 계속 보이며 요르단과 준결승에서는 무기력하게 패해 탈락했다. 목표로 한 우승에 실패한데다 대회 기간 선수들간 파벌과 불화로 몸싸움까지 벌어졌던 사실이 밝혀져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단 관리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15일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회가 열려 아시안컵을 평가하며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건의했다. 이날 임원회의는 전력강화위원회의 건의를 논의했고, 정몽규 회장은 감독 교체 결정을 내렸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경질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정 회장의 입김이 작용해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에 대해 정 회장은 "여러 가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면서 축구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더팩트 제공


이번 사태에 대해 정몽규 회장의 책임론이 강하게 불거지기도 했다. 정 회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고,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전날 성명을 통해 정 회장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종합적인 책임은 축구협회와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더 자세히 해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다"며 자신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내년 1월로 3번째 협회장 임기가 끝나는 관계로 4선 도전을 묻는 질문에는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답해 연임에는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됐던 클린스만 감독이 1년만에 해임됨으로써 거액의 위약금(약 80억원 추정)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감독 계약 해지와 관련해서 변호사와 상의는 계속 해야 한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문제는 제가 회장으로 재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감독을 경질했으니, 이제 새 사령탑 선임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정 회장은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당장 3월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다.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태국과 2연전은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

   
▲ 정몽규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축구협회 암원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사진=더팩트 제공


한편, 크게 이슈가 된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등 대표선수들의 불화 문제에 대해 정 회장은 "(장기간 합숙하며 대회를 치르느라)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고, 팀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너무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도 도와주셔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잘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 회장은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이 부분에 대해 방안을 잘 논의해야 한다. 코치진 구성이나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유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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