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미등록' 수모 끝 예매율 수직상승…박스오피스 2위
우남 재평가·건국 등 역사전쟁서 우파 결집…문화교두보 확보
한동훈 "시대적 결단"…민주당 정권이라면 개봉 가능했을까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위(CGV), 2위(롯데시네마), 2위(메가박스). 17일 오전 10시 현재 상영작을 기준으로 영화 '건국전쟁'이 거두고 있는 눈부신 흥행 성적이다.

영화 '건국전쟁'은 지난 16일 누적 관람객 50만 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5위에 올랐다. 지난 1일 개봉한 것을 감안하면 불과 2주 만에 큰 족적을 남긴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5일 하루동안 5만1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당초 이 영화의 시작은 미미했다. 영화관 3사 공식홈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에서 영화 포스터 조차 뜨지 않고 각 포털사이트에서도 등록되지 않은 채로 관람객 예약을 받는 '수모'를 겪을 정도였다.

영화 '건국전쟁'을 흥행시킨건 평범한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었다. 시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예매율이 수직 상승했고, 그 이후로는 지금과 같은 흥행 돌풍 채비를 갖췄다.

영화 '건국전쟁'은,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최초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시작했고 6.25 전쟁을 치렀으며 한미동맹(한미상호방위조약)까지 이뤄내 지난 70년간의 평화를 담보한 초대 대통령 '국부' 우남 이승만 박사의 전기를 다루었다.

   
▲ 1948년 8월 15일 첫 광복절,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재단법인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제공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에서 다룬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업적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속 급변하는 국제정세가 한반도의 독립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외교 운동을 펼쳤다. 한반도 독립이 가까워 지기 전, 일본제국의 만행을 예측하고 폭로했을 정도다.

1945년부터 1948년까지 미 군정 기간에서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위해 여러 길목마다 애써온 이승만은 1948년 5월 첫 국민총선거에서도 1인 1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이 땅에 확립한다. 다른 선진국들이 수십년에 걸쳐 해온 1인 1표 대의민주제를 한번에 정착시킨 것이다.

1945~1946년 당시 스탈린의 의도와 북한 단독정부의 성격을 간파한 남측의 유일한 지도자는 이승만뿐이었다. 이승만은 소련으로 인한 남북 분단에 대비해 유엔의 승인을 얻어 남측만의 국민총선거와 정부 수립을 이끌면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이승만은 미국 워싱턴 초대 대통령처럼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국부다.

정부 수립 후 농지개혁을 실시해 800만 명을 소작농에서 토지주인으로 탈바꿈시킨 것, 6.25 전쟁 중임에도 공식 선거를 치러내 대의민주제를 지켜낸 것, 국민 교육에 힘써 문맹률을 급격하게 끌어올린 것, 반공포로 석방을 통해 한미수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한미동맹을 구축해 한반도 전체의 평화를 보장한 것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업적 중 일부다.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흥행이 의미하는 바는 여러가지다.

   
▲ 대한민국 이승만 초대대통령. /사진=재단법인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제공


1948년 대한민국을 건국한 당시부터 끊임없이 자행되어온 좌익(북한 공산당)의 공격으로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그가 올린 역사적 성과와 정반대였다. 이에 대한 재평가가 급선무인데, 이번 영화는 그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영화 '건국전쟁'에서는 이에 대해 아쉬워 하고 눈물까지 흘리는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수차례 담았다.

일각에서 폄하하고 있는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둘러싼 논쟁도 마찬가지다. 북한만의 단독 정부를 수립하라는 소련 스탈린의 비밀지령이 내려온 시점은 1945년 9월 20일이었다. 이후 북한은 소련의 지도 하에 차근차근 북조선 공산정부 수립에 나선다. 이를 간파해 대응했고 '정읍발언'을 계기로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건국 작업에 나선게 이승만이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왜곡해온 역사가들과 정치권 일각에 대해 영화 '건국전쟁'은 통렬한 한 방을 날린다.

영화 '건국전쟁'의 흥행이 마지막으로 의미하는 것은 우파의 '문화 교두보' 확보다. 역사전쟁이자 문화전쟁, 일종의 '진지전'이다. 이번 영화 흥행은 '자유민주'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우파가 오랜만에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 만약 2년 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둬, 문재인 정권에 이어 이재명 정권이 들어섰다면 이번과 같은 영화가 개봉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지난 12일 오후 당 관계자들과 함께 영화를 본 후 기자들을 만나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것, 농지개혁을 해낸 것.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그 분의 모든 것이 미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충분히 곱씹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