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반정부 운동 주도…시베리아 감옥서 돌연사
바이든 "나발니 죽음, 푸틴과 그 깡패들이 한 행동"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16일(현지시간) 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에 대해 격분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했다./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이날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나발니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발니는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주도해온 야권 정치인이다.

러시아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둔 시기인 만큼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관련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수백만명이 그렇듯 난 정말로 알렉세이의 사망이 놀랍지 않으며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은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처럼 다른 나라의 국민을 공격할뿐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가 암살됐냐’는 질문에 “우리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나발니의 죽음이 푸틴과 그의 깡패들이 한 어떤 행동에 따른 결과라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서방 언론들은 나발니의 죽음으로 러시아 야권이 큰 타격을 입고 푸틴 대통령의 권력이 단단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발니의 죽음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실질적으로 남아있던 푸틴의 마지막 정적이 제거됐다”며 “그의 죽음이 푸틴 대통령의 입지를 공고하게 한다”고 바라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나발니 죽음은 주로 국외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야권과 진보적 반전 활동가들에게 엄청난 타격”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대선은 내달 15~17일 치러진다. 푸틴 대통령 지지도가 높은 만큼 당선이 확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나발니의 사망이 대선에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죽음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열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모스크바 검찰은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 참여하라는 요청이 온라인에서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불법 시위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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