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구단과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라고 말했다. 참 많은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구단 공식 채널인 '스퍼스플레이'와 가진 인터뷰를 공개했다. 카타르에서 열렸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으로 장기간 팀을 떠나 있던 손흥민이 팀으로 돌아와 복귀전까지 잘 치른 상황에서 오랜만에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마련된 인터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4강의 성적을 냈다. 64년만의 우승을 목표로 했으나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해 탈락했다. 한국의 탈락 직후 손흥민은 곧바로 팀 복귀했고, 지난 11일 브라이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해 복귀전을 치렀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치른 6경기(연장전 2경기 포함)에 '캡틴' 손흥민은 홀로 전 경기 풀타임을 뛰어 피로도가 상당했다. 그럼에도 브라이턴전에 교체로 투입돼 경기 막판 브레넌 존슨의 역전골에 그림같은 택배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하며 토트넘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치른 후의 소회, 복귀전이었던 지난 11일 브라이턴 출전 당시 토트넘 팬들의 환대, 다시 소속팀을 위해 뛰는 심경 등을 밝혔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홈페이지 캡처


손흥민은 토트넘 관련 이야기를 주로 하면서 아시안컵 출전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한 주였으나 팬들이 나를 다시 행복하게, 힘이 나게 해줬다"며 "선수들, 팬들, 스태프, 코치진 등 모두가 힘을 낼 수 있게 해줘서 '긍정적인 쏘니'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라고 말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자신의 4번째 출전 아시안컵에서 그렇게 염원했던 우승을 하지 못했다.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으며, 경기에서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지는 모두 아는 일이다. 사력을 다했지만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더군다나 대회 후에는 대표선수들 사이에 불화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 중 특히 요르단과 준결승 전날 한참 어린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손흥민에게 대들고 멱살잡이 등 몸싸움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몸싸움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해 요르단전에 붕대를 감은 채 출전했다.

요르단전 패배 후 손흥민이 "대표팀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이유가 뒤늦게 드러난 사건이었다.

그렇게 힘든 일을 겪고 토트넘으로 복귀한 손흥민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미소를 되찾게 해준 것이 팬들과 동료, 코치진을 비롯한 팀 구성원들이었다.

손흥민은 브라이턴전 교체 투입 당시 팬들의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는데, 놀라웠다. 그런 환영을 받으면서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대회(아시안컵) 이후 여전히 아프고 괴로운 상태였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고 팬들로 인해 감동 받았던 순간을 돌아봤고, “이런 환대를 받는 것은 엄청난 영예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인생에서,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순간일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돌아온 캡틴을 누구보다 따뜻하게 맞아주며, 대표팀에서 받았던 상처를 어루만져준 사람은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었다. 그는 울버햄튼과 경기를 앞두고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대표팀의 아시안컵 기간 불화설 관련 질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고, 내부 문제이기에 알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아는 건, 손흥민은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늘 웃는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오해하곤 하는데, 그는 누구보다 이기고 싶어 하며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뭔가 옳지 않다면 손흥민은 말할 것이다. 때로는 인기를 얻기 어려운 일이고 비판 받기도 하겠지만, 리더로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손흥민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철석같은 믿음을 나타냈다.

토트넘은 18일 0시 울버햄튼과 EPL 25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또 캡틴 완장을 차고 출전할 것이며, 울버햄튼 황희찬과 '코리안 더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토트넘에서 뛰는 한 팬들을 행복하게 웃을 수 있게 하고 싶고,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다"면서 울버햄튼전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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