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가 흥행하면서 카드사들이 후불제 시스템 도입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기후동행카드 흥행이 신용카드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체크·신용카드에 후불교통 기능을 탑재해 편의성을 제고하면서 고객을 잡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판매된 기후동행카드 판매량은 지난 13일 기준 모바일카드 15만장, 실물카드 21만8000장 등 총 36만8000장으로 집계됐다.

   
▲ 서울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후동행카드는 기후변화 대응·대중교통 무제한 이용·민생 편의까지 아우르는 대중교통 통합정기권으로, 카드 한 장으로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공공자전거 따릉이까지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따릉이 이용 유무에 따라 선택권을 넓혀 6만2000원권·6만5000권으로 나눠 판매 중이다. 현재 기후동행카드는 현금으로만 구입과 충전이 가능하다. 

모바일카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스마트폰에서 ‘모바일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월 이용요금을 계좌이체해 충전하고 5일 이내 사용일을 지정한 후 이용하면 된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iOS에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이 없기 때문에 실물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역사 내 고객센터 및 역사 인근 편의점에서 3000원에 판매한다.

서울시는 흥행에 박차를 가하고자 신용카드로 실물카드 충전도 지원, 이르면 4월 신한카드와 ‘후불제 기후동행카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시와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시민들의 편익 증진 및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4월부터 수수료 부담없이 신한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 등으로 요금을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추후 참여를 희망하는 카드사 등 타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다양한 수단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도록 편의를 넓힐 계획이다. 현재는 현금으로만 충전이 가능해 불편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29일 2호선 시청역에서 현장을 점검하며 “신용카드를 활용해 충전이 가능하도록 모색해서 서두르면 4월 정도에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나아가 신용카드 후불 시스템을 도입해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쓰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후불 교통카드 서비스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후불 교통카드를 사용하면서 다른 곳에서도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후불 교통카드 지원이 되지 않는다면 메인카드로 쓰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후불제 기후동행카드 5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서울시와 관련 서비스 제공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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