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북한의 수석대표가 직접 TV에 나와 주민들에게 브리핑을 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26일 관계자에 따르면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북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지난 25일 전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에 직접 출연해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경위와 결과를 설명했다.

   
▲ 지난해 10월4일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남한 당국자와 만남을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남북한 회담 합의문을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발표하는 건 통상적인 일이나 이처럼 수석대표가 직접 TV에 출연해 설명한 적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남북간 군사적 긴장 격화로 북한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까지 선포됐던 긴박한 상황이 풀리게 된 과정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 체제 들어 부쩍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주민 여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브리핑에서 지뢰도발을 의식한 발언을 한 데서도 이러한 의도는 잘 드러난다.

북한은 그동안 이번 긴장 격화의 책임이 남측의 있지도 않은 '북한 지뢰도발' 주장에서 비롯됐다며 지뢰도발을 남측의 '자작극' 혹은 ‘모략극'으로 몰아갔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남북한 합의를 의식한 듯 '지뢰'라는 용어를 쓰지 않은 채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가지고"라는 말로 남측의 모략극이라는 기존 주장을 주민들에게 주입시켰다.

그러나 공동 보도문에서 이 사안에 대해 비록 모호하지만 '유감 표명'을 담은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