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제마진 배럴당 15달러…지난해 4분기 3배 이상 껑충
수요 증가·재고 부족도 한 몫…중동 정세 불안은 '리스크'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을 겪은 정유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최근 정제마진이 배럴당 15달러 수준까지 급등했고, 글로벌 정유 제품 수요도 늘면서 침체 국면은 벗어났다는 기대감이 돈다. 다만 중동 지역 정세 불안 등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존재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5달러를 기록했다. 

   
▲ 석유 시추 시설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지난해 정유사들은 등락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불황의 터널을 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유사들은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부문은 영업이익이 76% 줄었고,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각각 58%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78%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제마진은 2분기 0.9달러를 시작으로 3분기 7.5달러, 4분기 4.1달러 수준에 그쳤다. 

현재는 지난해 4분기 대비 3배 이상 오른 셈인데,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기 때문에 최근 흐름은 실적 반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석유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돼 지난해 손실분을 어느 정도 만회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미국 에너지청(EIA) 등은 견고한 미국 경기, 중국 내 석유화학 수요 강세 등을 근거로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높인 바 있다.

반면 석유 재고는 낮은 수준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 회복에 수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의 에너지효율화 정책 등을 고려할 때 티팟 정유사의 가동률이 높아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반등이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일정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배럴당 80~8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75~80달러)에서 상향했다.

다만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유조선의 주요 관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갈등이 끝나지 않고 있어 상황에 따라 유가를 자극할 수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은 통상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수급 불안을 야기해 업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므로 업황이 본격적인 반등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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