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전망에도 간밤 주가 조정…단기적 '숨 고르기' 가능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가 한국시간으로 오는 22일 오전에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여전히 강력한 양적‧질적 성장세를 보여줄 것이 확실시되지만 연초부터 워낙 가파른 주가 급등이 있었던 만큼 주가 조정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낙관적 관점을 유지하더라도 단기적으론 ‘숨 고르기 국면’이 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가 한국시간으로 오는 22일 오전에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최대치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22일 오전 7시로 예정돼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21일자 거래를 폐장하고 난 직후이자 한국 주식시장이 22일자 거래를 시작하기 직전이다. 이미 이 단계에서부터 미 증시 시간외거래(장후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미국보다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엔비디아 후광효과를 먼저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해선 이미 ‘알려진 답안지’라는 전망도 있다. 보나마나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데에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작년 AI발 시장급등의 주요 촉발점 중 하나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였다는 점에서 이번 데이터에도 많은 시선이 쏠린다.

엔비디아 실적발표 핵심은 ‘올해 전망치’

추가적으로 올해 실적 ‘전망치’야말로 이번 발표의 핵심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엔비디아의 2024년도 4분기 매출액 예상치는 203.8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12.5%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순이익 예상치는 104억달러, EPS(주당순이익) 예상치는 4.18달러로 전 분기 3.71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히 지난 분기 데이터 센터 부문 매출액이 145.1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번 실적 발표에서 그 최고치를 또 다시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금번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AI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형성되면서 반도체 밸류체인 주가의 상방압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단, 그러면서도 “올해 이미 엔비디아가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해 이미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실적 발표 이후에는 잠시 숨고르기 국면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을 함께 내놨다.

조정의 전조는 이미 지난 밤 관찰됐다. 간밤 미 증시에서 엔비디가 주가가 전일 대비 4.35% 하락하면서 꽤 깊은 조정세를 나타낸 것이다. 같은 날 나스닥 지수가 0.92% 하락한 것을 위시해 마이크로소프트(-0.31%), 애플(-0.41%), 아마존(-1.43%), 테슬라(-3.10%) 등도 하락했지만 이들 종목에 비해 낙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 시선이 쏠린다.

엔비디아의 경쟁사 AMD 역시 –4.71%를 기록해 엔비디아보다 많이 내렸지만, 퀄컴은 0.48% 하락에 그쳤고 인텔은 2.32% 상승하는 등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주가 향방이 상당히 엇갈린 모습이다. 단,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56% 하락해 업종 전반적으로 주가는 부진했다.

실적발표 전부터 주가 조정…향후 흐름은?

간밤 하락으로 연초부터 거침없는 질주를 했던 엔비디아 주가 그래프(5일선)는 올해 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기울기가 음수(-)로 꺾였다. 내일 실적발표 이후 이 기울기가 다시 양수(+)로 전환될지, 아니면 추가 하락을 할지에 따라서 전 세계 증시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재현‧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대해 “실적이 나오기도 전에 주가가 눌리는 양상”이라고 짚으면서 “그도 그럴 것이 엔비디아는 한 달간 20% 상승했고, 호실적‧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두 연구원은 “이러한 가격 부담과 셀온(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 부담을 딛고 이번 어닝 콜에서는 얼마나 더 큰 성장 모멘텀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분명한 것은 설령 이번 모멘텀으로 조정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반도체 섹터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일본‧한국의 내수 성장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부진한 반면 미국 수요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빅테크 주가와 함께 반도체 주가가 견고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허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이후 단기 주가 조정 우려가 있지만 반도체주들에 대한 비중은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반도체주 내에서의 차별화 현상은 업체별로 AI에 얼마나 더 관련이 높은지에 달려 있다”면서 “메모리 반도체주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SK하이닉스 주가가 강한 데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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