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후임이 될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은 '임시'가 아닌 '정식' 감독을 선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가 2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오랜 논의 끝에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이날 회의 내용을 브리핑했다.

   
▲ 공석이 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가 21일 열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카타르 아시안컵 후 한국 축구는 위기에 빠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전략 부재로 인한 우승 목표 달성 실패와 불성실한 태도, 선수단 관리 실패 등으로 크게 비판 받으며 경질됐다. 

당장 대표팀은 3월 A매치 기간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을 치러야 한다. 새 감독 선임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이날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주관하는 전력강화위원회가 새로 구성된 후 첫 회의를 가진 것이다.

대표팀의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그동안 '임시' 감독 체제로 3월 태국과 2연전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브리핑에 나선 정해성 위원장은 임시 감독 대신 정식 감독을 곧바로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대표팀이 재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늦추는 것은 맞지 않고, 이번 두 경기(3월 태국전)부터 팀을 다져나가야 단단해진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1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어 정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임시 감독 체제를 꾸리기에는 여러 장애가 있다"면서 "두 경기만 지휘하려고 하는 감독이 과연 나타날까, 과연 누가 나서주실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력강화위원회에서는 감독 선임 작업을 서둘러 새 대표팀 감독에게 3월 경기부터 지휘봉을 맡기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새 감독을 외국인 지도자로 할 것인지, 국내 지도자에게 맡길 것인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국내와 외국 감독, 두 가능성을 열어놓고 일단 준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면서도 "시간이 촉박한 만큼 외국인보다는 내국인 감독 쪽으로 전력강화위원들의 의견이 쏠렸다"고 전했다.

선수 파악과 경기 준비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일단 국내 지도자들을 후보로 집중 검토를 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 실패 사례로 대표팀 감독은 보다 합리적인 기준에 맞춰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이런 점을 반영한 듯 정 위원장은 새 감독 후보에게 요구되는 여덟가지 중점 사항을 밝혔다.

▲ 감독의 전술적 역량 ▲ 취약한 포지션을 해결할 육성 능력 ▲ 지도자로서 성과를 냈다는 명분 ▲ 풍부한 대회 경험을 갖춘 경력 ▲ 선수, 축구협회와 축구 기술·철학에 대해 논의할 소통 능력 ▲ MZ 세대를 아우를 리더십 ▲ 최상의 코치진을 꾸리는 능력 ▲ 이상의 자질을 바탕으로 믿고 맡겼을 때 성적을 낼 능력 등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선임과 함께 10명의 새로운 전력강화위원도 뽑았다.

이날 1차 회의에는 정 위원장을 비롯해 고정운 김포FC 감독, 박주호 해설위원, 송명원 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 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 강원FC 감독, 이상기 QMIT 대표, 이영진 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등 9명의 전력강화위원이 참석했다. 박성배 숭실대 감독, 이미연 문경상무 감독 등 2명의 전력강화위원은 소속팀 일정으로 불참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앞으로 2∼3차례 이상 회의를 열고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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