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장 초반 52주 신고가 경신…미국발 반도체 관련 모멘텀 지속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지난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지난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21일(현지 시간)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21억달러(약 30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265% 상승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206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도 시장 예상치(4.64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5.15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호실적은 서버용 인공지능(AI) 반도체, 특히 호퍼100(H100) 판매 호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초기 AI 반도체 시장의 9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 며칠간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이날 역시 실적 발표가 장 마감 직후 이뤄진 까닭에 정규장에서 주가는 3%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장 마감 뒤 이 같은 호실적을 발표하자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0%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날갯짓은 국내 반도체주에도 훈풍을 불어왔다. 

22일 오전 9시 30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장보다 3.69% 오른 15만45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 주가는 15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는 0.27% 상승한 7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 중이다. 

이 밖에 AI 반도체 관련주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 시장에서는 한미반도체(2.23%), 이수페타시스(6.74%), 하나마이크론(1.75%)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오테크닉스(1.27%), ISC(3.55%) 등이 강세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산업의 성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AI산업에 필수적인 HBM관련주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이미 상향되어 있던 만큼 이번 실적 발표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엔비디아가 실적으로 AI 테마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발 반도체 관련 모멘텀이 지속되는 점은 이들 관련주에 더욱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미뤄왔던 반도체지원법(CHIPS Act·칩스법) 보조금 집행을 대선을 앞두고 다음 달부터 본격 시작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 미국 인텔 등의 기업이 보조금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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