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29조 시장 형성…EU 등 글로벌 탄소 규제도 한 몫
친환경 신사업으로 'SAF' 각광…정유 4사, 2030년까지 6조 투입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유업계가 탈탄소 친환경 사업 역량을 키우면서 위기탈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은 데다 정유 본업이 불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 친환경 사업이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개사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에어프랑스 여객기에 프랑스 화학 기업 토탈 급유 차량이 SAF를 주유하고 있다./사진=에어프랑스 제공


정유 4사는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연료에 6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다.

SAF는 폐식용유, 생활폐기물 등을 원료로 생산한 바이오 연료의 하나다. 정유사 주 수입원인 항공유를 대체할 수 있는 원료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어 탄소저감 친환경에도 부합한다.

국회는 지난달 9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하 석유사업법) 개정안과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이하 CCUS법)을 통과시켰다. 제도 정비를 통해 앞으로 SAF가 석유제품과 동등한 지위를 갖추면서 사업화에 장애물이 걷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SAF 등 친환경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EU 27개국 전역 공항은 항공기에 급유할 때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무포함 비율은 2030년 6%, 2035년20%, 2050년 70%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항공유 중 SAF 비중은 0.2%에 불과하지만 2027년 경에는 SAF 시장이 215억 6520만 달러(29조23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들은 SA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SK 울산콤플렉스(CLX)에 SAF 설비를 건설하고 2026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미국 펄크럼에 260억 원을 투자해 생활폐기물을 원료로 한 합성 원유 생산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는 대한항공과 협업해 정부가 주도하는 바이오항공유 시범 운항사업에 참여했다. GS칼텍스와 대한항공은 지난해 9월 5일부터 인천-미국 LA 대한항공 화물기편에서 SAF 2%를 혼합한 항공유로 6차례 시범 운항을 실시하며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바이오원료 정제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정유 공정에 바이오 원료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투입하고 있다. 친환경 원료를 기존 정유 공정에 원유와 함께 투입·처리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SAF와 차세대 바이오디젤 등을 생산하기 위한 초기 단계인 셈이다. 해당 공정을 거쳐 나온 원재료는 친환경 석유화학 원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팜잔사유 사업에 뛰어들었다. 팜잔사유는 팜유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소수의 바이오디젤 공장에서만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팜잔사유 외에 버려지는 식용유를 재활용해 바이오디젤 공장의 원료로 사용하는 한편 2025년 이후에는 연산 50만 톤의 SAF 설비를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SAF 등 바이오 항공유 분야는 정유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신사업 분야 중 하나"라며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경쟁력을 갖추려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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