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금리 1%p 오르면 소비증가율 0.32%p↓"
품목·가계 특성 상관없이 소비 줄어...순저축률 평균 대비 높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빚을 내 집을 산 30·40세대가 금리 인상 이후 소비를 가장 많이 줄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계가 저축을 늘리고 현재 소비를 줄이는 '기간 간 대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한은) 조사국은 25일 '가계별 금리 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 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경제전망 핵심이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소비의 경우 품목·가계 특성과 상관없이 줄어들었다. 반면 가계 순저축률은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또한 고금리가 적용되는 예금, 채권 등 이자부 자산을 늘리는 반면 대출 등 이자부 부채를 줄이면서 가계의 이자부 자산/부채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을 내 집을 산 30·40세대가 금리 인상 이후 소비를 가장 많이 줄였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은은 가계별로 금리 인상에 따른 재무적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 가계별 '금리 익스포저'를 측정하고, 금리 익스포저가 낮은 1∼3분위를 '금리상승 손해층'으로, 5분위를 '취약층'으로, 9∼10분위를 '금리상승 이득층'으로 분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민감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금리상승 손해층'은  30·40대의 비중이 높았다. 소득은 중상층, 소비는 상위층에 집중돼 있었다.

이들은 금리민감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금리상승 이득층'에 비해 평균적으로 젊고, 소득수준은 다소 낮았다. 하지만 주택보유비중과 소비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금리 취약층은 저소득·저자산·저부채 가구가 많았다. 지난 2022년 소득요인을 제거한 소비증가율을 살펴보면 취약층의 소비감소는 금리상승 손해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했으며 금리상승 이득층의 소비는 소폭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한 한은의 모형분석 결과, 금리가 1%p(포인트) 상승할 때 가계소비 증가율은 0.32%p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금리 인상 영향이 기간 간 대체 효과(0.26%p)에 더해 전체 소비를 20% 이상(0.06%p) 추가로 위축시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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