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덴마크 미트윌란의 '코리안 듀오' 조규성과 이한범이 일을 냈다. 나란히 골을 터뜨려 9명이 싸운 미트윌란의 역전 승리를 이끌었다.

미트윌란은 26일 새벽(한국시간) 덴마크 오르후스의 세레스 파크 아레나에서 열린 오르후스와 2023-20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조규성과 이한범의 골에 힘입어 3-2로 역전승했다. 2명이나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 일궈낸 승리라 더욱 짜릿했다.

   
▲ 나란히 골을 터뜨려 미트윌란의 역전승을 이끌어낸 코리안 듀오 조규성(왼쪽)과 이한범. /사진=미트윌란 SNS


극적인 승리를 거둔 미트윌란은 승점 39(12승3무4패)로 선두 브뢴뷔(승점 40)를 승점 1점 차로 추격했다. 뼈아픈 패배를 당한 오르후스는 승점 29(7승8무4패)에 머물러 5위에 자리했다.

미트윌란의 주포로 자리잡은 조규성이 최전방 공격수을 맡은 가운데 이한범이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8월 미트윌란에 입단한 이한범은 그동안 지난해 11월 14라운드 흐비도브레전에 후반 43분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것이 유일한 1군 출전이었다. 당시 이한범은 짧은 시간 뛰고도 도움 1개를 기록했지만 이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다 이날 처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트윌란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전반 9분 만에 오르후스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파트릭 모르텐센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끌려가던 미트윌란을 살려낸 것이 코리안 듀오였다. 전반 추가시간 공격에 가담한 이한범이 상대 선수의 발에 채여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한범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조규성이 나서 강한 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앞선 18라운드에서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가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던 조규성은 당시의 아쉬움을 만회하며 리그 9호골을 기록했다. 유로파 컨퍼런스 예선에서의 1골까지 더하면 시즌 10골을 달성했다.

이한범과 조규성의 합작 골로 전반을 1-1로 마친 미트윌란은 후반 들어 3분만에 역전에 성공했는데, 역전의 주인공이 이한범이었다. 미트윌란의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 혼전이 벌어졌다. 골 지역 왼쪽에 있던 이한범이 상대 수비가 볼 처리를 제대로 못하자 재빨리 달려들어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선발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작렬시키며 팀에 2-1 역전까지 안긴 이한범은 환호했다.

   
▲ 미트윌란의 역전승 후 나란히 골을 넣은 조규성(왼쪽)과 이한범이 서로 추켜세우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미트윌란 SNS


미트윌란이 역전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상황이 계속 안좋게 흘러갔다. 후반 4분 파울로 빅터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한데 이어 후반 30분에는 스베리르 잉가손이 또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잉가손의 파울로 페널티킥까지 주어졌고,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었던 모르텐센이 다시 키커로 나서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넣었다.

동점 실점을 한데다 9명이 싸우게 된 미트윌란이 버티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미트윌란은 선수들이 투지를 보이며 추가 실점 없이 상대 공세를 막아내다가 후반 추가시간 오히려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역습 기회에서 올리버 쇠렌센이 찔러준 패스를 찰스가 쇄도해 들어가 골로 마무리했다.

찰스의 극장골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미트윌란이지만 역전승의 발판을 놓은 것은 이한범과 조규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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