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금융위원회가 야심차게 선보인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지만 수수료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탓이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로 보험사 간 경쟁 촉진, 고객 편의성 확대, 보험료 절감 효과를 위해 출시됐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한 달 동안 7개 핀테크사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는 약 12만명에 그쳤다.

   
▲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실제 보험 가입으로 이어진 계약 체결 건수는 6100여건으로 하루 평균 200건 안팎에 불과했다. 일평균 보험 가입 건수를 보면 1주차 161건, 2주차 215건, 3주차 247건, 4주차 264건을 기록했으며, 일 최대 가입 건수는 363건(2월 14일)이다.

보험사 비대면 채널인 다이렉트를 통한 자동차보험 갱신이 주 평균 14만건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와 비교해보면 13만6000명(1월 9일~2월 7일)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보험 계약 체결 건수는 대환대출 2만3598건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용종보험의 경우 약 1000명이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보험계약은 130여건이 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2022년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시범운영이 결정됐다. 이듬해 7월 최종적으로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핀테크·빅테크 플랫폼에 허용했다. 이후 보험설계사의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혀 차질을 빚다가 지난달 서비스가 시행됐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해빗팩토리, 쿠콘, 핀크 등 7개 핀테크사의 플랫폼에서만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0개 손해보험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와 플랫폼 간 수수료 갈등으로 보험사들이 플랫폼을 통해 가입한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더 높게 책정하면서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에서 가입하는 것이 더 저렴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한 가입을 꺼리는 상황이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플랫폼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경우 CM채널을 통해 보험에 가입했을 때보다 보험료가 약 3만8000원 높았다.

자동차보험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이른바 빅4 업체가 85%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7곳의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 모집 수수료율로 3%를 내고 있다. 다른 손보사들은 이보다 높은 3.3~3.5%로 책정했다.

다음달부터는 실손보험, 펫보험, 여행자보험 등 다른 상품들도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 상품들의 흥행 여부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와 핀테크사는 그간 이용자들이 불편사항으로 지적한 사항들을 조속히 개선하고, 서비스 편의성을 지속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며 “정확한 보험료 산출을 위한 정보공유 항목 확대를 검토하고 수수료 체계 개선방안 등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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