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파생결합증권(ELS, ELB, DLS, DLB포함)의 발행잔액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27일 파생결합증권의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점검하고 위험이 현실화되기 전에 선제 조치를 취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파생결합증권의 특정지수에 대한 쏠림현상 방지, 증권사의 유동성·건전성 스트레스 테스트 정례화, 파생결합증권 조달자금의 특별 관리, 절대수익추구형 스와프(ARS)의 허용 방식 제한 등으로 요약된다.

파생결합증권의 주요한 기초지수가 되는 주요 증시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시장 리스크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최근 5년 사이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는 2010년 22조4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현재 94조4000억원으로 약 4.2배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증권사 자산 356조9000억원의 2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전체 파생결합증권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은 61조3000억원으로 65.0%를,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59.5조원으로 63.0%를 각각 차지한다.

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인식된 점이 파생결합증권의 증가 원인이다.

최근 들어서는 증권사 간 경쟁이 격화되고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원금 비보장형 상품의 발행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기 위해 복수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도 증가하고 있다. 지수형 ELS 중 기초지수가 2개 이상인 상품의 비중은 2010년 48%에서 올해 6월말 현재 81.8%로 높아졌다.

또 투자자 수요 충족을 위해 투자자문사의 자문에 따른 포트폴리오 성과를 지수화한 상품인 ARS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고 발행규모도 확대됐다. ARS 발행잔액은 2013년 11월 말 7000억원에서 올해 7월 현재 5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본격적인 파생결합증권 손실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며 증권사의 건전성, 유동성, 수익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급증한 파생결합증권이 어떤 위험요인을 가졌는지 사전에 점검하고,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파생결합증권 시장의 내재 위험요인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글로벌 금융상황이 불안한 가운데 특정지수에 대한 상품 쏠림현상은 헤지(위험회피) 과정에서 시장의 변동성을 한층 더 심화시키는 등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파생결합증권으로 조달한 대규모 자금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증권사 건전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으며, 증권사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투자자 환매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

여기에 ARS 지수는 주가지수 등 다른 지수에 비해 객관성과 이해도가 낮아 일반 투자자에 대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다.

ELS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발행사와 투자자 간 이해가 충돌할 수 있어 발행사나 헤지 운용사의 시세조종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

금융위 김학수 자본시장국장은 "이번 대책은 특정지수에 대한 쏠림현상을 완화해 시스템 리스크 발생을 방지하고, 발행사의 건전성 및 상품 운용의 투명성 제고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파생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