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AI 반도체 협업 논의한 듯
LG와 XR 사업 전략 등 개발 협력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을 잇따라 만났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재용 회장과 만찬을 함께 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만찬 회동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으로, 현재 이 회장이 국내외 주요 인사와 만날 때 사용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의 부인인 프리실라 챈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진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AI 반도체와 XR 사업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 CEO는 미국 하버드대 동문으로,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시 저커버그 CEO가 추모 이메일을 보낼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2014년 10월 방한 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찬 회동을 갖고 삼성전자의 수원 본사와 화성 캠퍼스를 방문한 바 있다. 

2013년 6월 1박 2일간 일정으로 방한했을 때에는 이재용 당시 부회장 등과 7시간에 걸쳐 면담하기도 했다.

이후 양사가 합작해 VR 헤드셋인 '기어 VR'을 출시하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2016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 행사에 직접 참석해 삼성과의 VR 사업 협력을 강조했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커버그 CEO는 이날 낮에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조주완 CEO, 박형세 HE사업본부장(사장) 등과 '비빔밥 오찬'을 함께 하며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방향과 AI 개발을 둘러싼 미래 협업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양사의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 등이 논의됐다. 조주완 사장은 메타의 혼합현실(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보며 메타가 공개한 선행기술을 체험했다.

또한 조 사장은 메타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인공지능(AI)인 '라마3'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온디바이스 AI 관점에서 양사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논의했다.

조 사장은 이날 저커버그 CEO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는 메타와 협력해 만든 XR기기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품의 콘셉트는 이미 잡혀있고, 이를 구체화(디벨롭)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LG전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이어 "메타가 갖고 있는 '라마' 등의 언어모델과 LG전자가 보유한 사물인터넷(IoT)를 포함한 5억대에 이르는 기기에 어떻게 AI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지, 또 이것이 고객경험을 어떻게 혁신적으로 개선할지를 생각해 보면 양사의 협력범위는 상당히 넓다"고 자신했다.

LG전자는 이번 메타와의 논의를 시작으로 XR 생태계 구축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특히 XR 기기를 통해 기존의 TV 사업의 콘텐츠·서비스·플랫폼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메타와는 플랫폼과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영역에서의 협력뿐만 아니라 차세대 기기 개발을 위한 하드웨어 협력까지 광범위한 시너지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27일 밤 부인과 함께 전용기 편으로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했다. 

29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인 저커버그 CEO는 한국에서의 마지막인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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