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법 통과로 자본금 한도 15조원⟶25조원 확대
협상 늦어지던 폴란드 2차 계약도 탄력 받을 전망
향후 방산 수출 시에도 긍정적인 효과 기대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폴란드와의 2차 계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수은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 지원 한도에 막혀 폴란드 수출 협상이 늦어지고 있었는데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방산업계는 협상에 힘을 받게 됐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다연장로켓 천무./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수은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수은법 개정안은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로 방산 수출 시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금융 한도가 높아지게 됐다. 

그동안 방산업계 내에서는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수은의 자본금 한도는 지난 2014년에 개정된 것으로 현재 수출 규모를 고려하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22 폴란드와 17조 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이때 자본금 한도를 대부분 채우면서 30조 원에 달하는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은 협상이 지연되고 있었다. 폴란드는 2차 계약에서도 금융 지원을 원했지만 이미 1차 계약으로 인해 수은의 법정자본금 한도 소진율이 98.5%에 달해 협상이 늦어졌다. 

국내 방산업계는 지난해까지 2차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자본금 한도에 막혀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은 현재까지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폴란드가 국내 방산업계와의 계약 규모를 축소하거나 계약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수은법 개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높아졌고, 결국 이번에 수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됐다.  

국내 방산업계는 이번 수은법 개정안을 환영하고 있다. 당장 폴란드와의 2차 계약 역시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308문, 다연장로켓 천무 70문과 현대로템의 K2 전차 820대를 포함하고 있다. 

두 회사는 수은법 개정안 상황을 지켜보면서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는데 수은법 개정안 통과가 협상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현지생산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은법 개정안 통과로 현재생산에 대한 세부 사항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든든한 안보를 위한 자주국방은 물론 방산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와의 2차 계약뿐만 아니라 향후 무기 수출 시에도 금융 지원의 규모가 확대되면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7년까지 세계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통상 방산과 같이 대규모 수출 계약이 이뤄질 때에는 금융 지원을 요구한다”며 “수출 국가를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수은법 개정안 통과가 K-방산의 위상을 더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