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호주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U-20 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두스틀릭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호주에 1-2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전반 25분 ‘캡틴’ 전유경(위덕대)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호주에 두 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오는 6일 대만과 2차전을 벌인다.

   
▲ 전유경이 호주와 AFC U-20 여자 아시안컵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여자 U-20 아시안컵은 8개국이 참가해 4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에 오른 4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을 다툰다. 한국은 개최국 우즈벡을 비롯해 호주, 대만과 A조에 편성됐다. B조에는 일본, 북한, 중국, 베트남이 속해있다.

AFC U-20 여자 아시안컵은 2002년 시작됐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 월드컵의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한다. 이번 대회에서 4위 안에 들어야 오는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FIFA U-20 여자 월드컵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FIFA U-20 여자 월드컵은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16개에서 24개국으로 확대돼 아시아에 주어지는 월드컵 티켓도 3장에서 4장으로 늘었다.

이날 호주전은 폭설 속에 치러졌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미 그라운드에 눈이 많이 쌓여 정상적인 진행이 힘들어 보였는데 주최 측은 페널티박스와 사이드라인 근처만 눈을 치운 채 경기를 강행했다. 눈이 쌓인 중원에서는 발이 눈에 푹푹 파묻혀 제대로 된 킥과 볼 컨트롤이 불가능했다.

낯설고 열약한 환경에서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는 웃지 못할 장면도 나왔다. 전반 10분 한국이 상대 아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내자 선수들이 다같이 모여 프리킥을 찰 지점의 눈을 손으로 치웠다. 우리 선수들이 치운 눈을 호주 선수가 다시 덮으려고 하자 주심은 호주 선수에 경고 카드를 내밀기도 했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 호주 골문을 두드린 한국은 전반 25분 선제골을 넣고 앞서나갔다. 김신지(위덕대)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프리킥을 호주 골키퍼가 잡으려다 놓쳤고, 이를 전유경이 쇄도하며 오른발로 골로 마무리했다. 눈이 묻어 미끄러운 공이 한국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전반 막판 원채은(울산현대고)이 문전에서 시도한 헤더가 골문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며 한 발 더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 폭설 속 진행된 경기에서 한국이 호주에 후반 2실점해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중반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호주에게 서서히 주도권을 넘겨줬다. 결국 후반 28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호주의 페타 트리미스가 우리 수비 뒷공간으로 날아온 공을 뛰어가며 잡아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을 내준 뒤 흔들린 한국은 후반 45분 역전골까지 얻어맞았다. 호주의 코너킥 이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나오미 치나마가 시도한 오른발 슛이 골문 왼쪽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막판 역전을 당한 한국은 4분 주어진 추가시간 반격을 시도했으나 끝내 골로 결실을 맺지 못한 채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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