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동양생명·롯데손보·MG손보 등 매물 거론
비은행 포트폴리오 약한 하나금융·우리금융서 관심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생기를 되찾을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한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KDB생명, ABL생명, 동양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손해보험사로는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ABL생명과 KDB생명, MG손보 등이 매각에 나섰으나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주요 매물이었던 KDB생명과 MG손보의 경우 자본건전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 사진=각사 제공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을 보면 KDB생명 134.1%, MG손보 64.5%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며, 보험업법상 최소 요구 기준은 100%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재무건전성이 불안해 원매자 입장에서는 인수 후 투입해야 할 추가 비용 부담이 커 매각 성사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보험업계에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돼 매각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은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와 투자자산에 대한 리밸런싱 등 체질개선 효과로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매각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3973억원, 당기순이익은 3024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946년 대한화재해상보험으로 회사가 세워진 이래 최대 연간 경영실적이다.

롯데손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롯데손보 최대 주주인 JKL 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손보 지분 53.49%를 3700억원에 사들인 뒤 36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77.04%까지 확대했다. 현재 JKL 측은 롯데손보 몸값을 약 2조~3조원대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은 2023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8% 증가한 2957억원을 달성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문구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종 선임, 이문구 대표가 내달 본격적 업무를 시작하면서 M&A에 대비한 기업가치 제고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MG손보도 다시 매각 작업에 나섰다. MG손보의 최대 주주는 JC파트너스지만 2022년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돼 예금보호공사가 업무위탁을 받아 MG손보 공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예보는 지난 1월 MG손보 정리 관련 회계·법률 자문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각각 오렌지라이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보험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만큼 금융권 내에선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도 진행될 사안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보험 계열사 확장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2020년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했지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하나생명 역시 업계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우리금융은 2013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이후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우리금융은 2008년 LIG생명보험을 인수하고 사명을 우리아비바생명으로 변경했으나 설계사 이탈과 건전성 악화 등으로 뚜렷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다시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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